[OSEN=이인환 기자] "나 계약기간 남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마드리드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경기를 주도했지만 2-2로 비겼다. 9일 열리는 원정 2차전 부담감이 커졌다. 그때 반드시 이겨야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주전에서 밀려난 김민재는 모처럼 UCL 경기 선발 출격했다. ‘경쟁자’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를 채운 것이다. 그러나 김민재는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전반 24분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기습 선제골을 내준 뮌헨은 후반 초반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8분 르로이 사네와 해리 케인(페널티킥)의 연속골이 터지며 2-1 리드를 잡았다.
그런데 후반 36분 김민재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박스 안에서 위협적으로 공을 소유해 달려들어가던 로드리고를 과도하게 잡고 발을 걸며 넘어트렸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찍었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김민재는 억울하단 듯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뮌헨은 다 잡은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지었다.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추가시간 제외 90분을 소화하면서 패스 성공률 97%(72/74), 공격 지역 패스 10회, 롱 패스 정확도 100%(1/1), 볼 뺏김 0회, 가로채기 3회, 수비적 행동 4회, 회복 3회 등을 기록했다. 무난한 기록이다. 그러나 후반 막판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대형 실수’를 저질러 이날 패배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김민재는 너무 욕심이 많았다. 과했다. 다이어가 도와주러 오고 있는데 그때 파울을 범하다니, 욕심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를 공개 석상에서 깎아내리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지만, 투헬 감독은 참지 않았다.
’T-온라인’에 따르면 뮌헨의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은 김민재에 대해 "조금 더 차분하고 신중했으면 좋겠다. 무리해서 나오려다가 속도를 늦추기보단 그냥 상대 뒤에 서 있었으면 한다"라고 투헬 감독과 결을 같이 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투헬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잔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나와 구단 사이에는 분명히 잔여 계약(2024-2025 시즌)이 남아있는 상태다. 분명 조기 계약 종료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했지만 미래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고 언급했다.
잔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UCL 4강 진출에 더해 뮌헨이 선순위로 노리던 감독 선임에 모두 실패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알론소와 클롭, 지단 등을 실패한데 이어 플랜 C이던 랑닉 감독마저 거절당한 것이 컸다.
이전과 다른 스탠스를 보이면서 잔류 가능성을 엿보이면서 투헬 감독은 "나와 구단 사이에는 여전히 계약이 남아있다. 물론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상호 해지 합의가 아직은 유효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만약 김민재를 벤치로 내리고 무리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투헬 감독이 다음 시즌도 잔류한다면 빨간불이 켜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러모로 김민재에게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서 투헬 잔류라는 또 하나의 재앙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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