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한국 야구의 전설이지만 지도자로서 경험은 전무했다. 이승엽(48) 감독에게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맡길 때 여러 우려가 뒤따랐다. 그리고 맞은 2년차 49경기 만에 이승엽 감독은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홈런 4방을 터뜨린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8-3 대승을 거뒀다.
9연승 후 1무 2패로 주춤했던 두산이지만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었다. 26승 21패 1무로 6위에 머물렀지만 3위 NC 다이노스와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1회초부터 위기에 몰렸던 곽빈이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주장 양석환이 1회말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경기를 풀어갔다. 투구수가 많아 6이닝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곽빈이 잘 버텼고 양석환이 멀티 홈런, 정수빈과 김기연까지 아치를 그리며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이날 경기는 구단 자체에도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두산그룹 회장인 박정원 구단주가 직접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매 시즌마다 전지훈련지를 방문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야구장을 찾는 박 구단주는 최근 선수단에게 ABS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최고급 태블릿PC도 선물하는 등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역대 58번째 100승 대열에 오른 감독이 됐다. 베어스 감독으로서는 7번째이고 역대 8번째 선수로서 100홈런과 감독으로 100승을 달성한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승리 후 박정원 구단주로부터 직접 꽃다발을 받고 만원관중 앞에서 특별한 축하를 받은 이승엽 감독은 "(곽)빈이가 무사 1,2루에서 시작을 해서 무실점으로 막았고 (양)석환이가 도망가는 홈런을 치면서 그때 흐름이 바뀐 것 같다"며 "편하게 3점을 내다 보니까 빈이도 좀 더 안정감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밝혔던 것과 같이 100승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던 이 감독은 "(구단주께서) 꽃다발을 전해주시니까 조금 와닿는다"며 "회장님께서 야구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 항상 지켜보고 계시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었는데 내려오셔서 꽃다발까지 전해주시니까 아주 영광스럽다.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2022년 9위에 머물렀던 두산을 이끌고 지난해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홈 최종전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감독이라는 임무가 지니는 무게감은 생각보다 컸다.
이 감독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지난해 감독을 맡고 나서 지난 시즌을 마치고 복기를 해보니 분명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요구하는 게 감독이구나, 그냥 서 있는 게 감독이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며 "지난해 정말 큰 공부를 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더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노력은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1선발 라울 알칸타라와 시즌 막판 마무리를 맡았던 정철원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젊은 필승조를 구축했고 강승호와 김기연 등을 주전급으로 성장시키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전과 같은 불만의 소리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노력의 산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부족한 부분을 경기를 하면 할수록 메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그게 잘 될지 안 될지 판단은 밖에서 하시는 것이기에 저는 선수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이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이승엽 감독을 위해 특별한 케이크를 제작했다. 이승엽 감독 얼굴이 그려져 있고 그가 자주하는 말인 '나이스 게임'이라는 문구도 함께 새겨 있었다. 정수빈이 얌전히 케이크만 전달하자 답답함을 나타낸 양석환은 이내 다시 케이크를 받아들더니 손에 덜어 이승엽 감독의 얼굴에 묻히는 장난기를 보였다. 이에 이승엽 감독도 양석환의 얼굴에 케이크를 묻히며 응수를 하며 유쾌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감독은 "옆에서 케이크를 부으라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못 하더라"며 "(양석환이) 잘해주고 있고 저도 어렸을 때 20살 때부터 23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성격의 지도자분들 모셨는데 권위나 무게를 잡는 건 저하고는 안 맞는 것 같다. 항상 선수들과 고민도 이야기할 수 있고 팀 메이트라는 생각으로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이를 원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도자와 선수,제자와 스승보다는 한 팀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선수들하고 지내고 싶은 게 제 마음"이라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는 그런 걸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 또한 이러한 이승엽 감독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고 있다. 양석환은 "이승엽 감독님 통산 100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이승엽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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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왼쪽)이 18일 롯데전 승리로 감독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박정원 구단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홈런 4방을 터뜨린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8-3 대승을 거뒀다.
9연승 후 1무 2패로 주춤했던 두산이지만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었다. 26승 21패 1무로 6위에 머물렀지만 3위 NC 다이노스와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1회초부터 위기에 몰렸던 곽빈이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주장 양석환이 1회말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경기를 풀어갔다. 투구수가 많아 6이닝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곽빈이 잘 버텼고 양석환이 멀티 홈런, 정수빈과 김기연까지 아치를 그리며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이승엽 감독(가운데)이 승리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역대 58번째 100승 대열에 오른 감독이 됐다. 베어스 감독으로서는 7번째이고 역대 8번째 선수로서 100홈런과 감독으로 100승을 달성한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승리 후 박정원 구단주로부터 직접 꽃다발을 받고 만원관중 앞에서 특별한 축하를 받은 이승엽 감독은 "(곽)빈이가 무사 1,2루에서 시작을 해서 무실점으로 막았고 (양)석환이가 도망가는 홈런을 치면서 그때 흐름이 바뀐 것 같다"며 "편하게 3점을 내다 보니까 빈이도 좀 더 안정감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밝혔던 것과 같이 100승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던 이 감독은 "(구단주께서) 꽃다발을 전해주시니까 조금 와닿는다"며 "회장님께서 야구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 항상 지켜보고 계시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었는데 내려오셔서 꽃다발까지 전해주시니까 아주 영광스럽다.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지난해 감독을 맡고 나서 지난 시즌을 마치고 복기를 해보니 분명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요구하는 게 감독이구나, 그냥 서 있는 게 감독이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며 "지난해 정말 큰 공부를 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더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노력은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1선발 라울 알칸타라와 시즌 막판 마무리를 맡았던 정철원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젊은 필승조를 구축했고 강승호와 김기연 등을 주전급으로 성장시키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전과 같은 불만의 소리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노력의 산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부족한 부분을 경기를 하면 할수록 메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그게 잘 될지 안 될지 판단은 밖에서 하시는 것이기에 저는 선수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이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단이 특별 제작한 이승엽 감독 100승 기념 축하 케이크.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이 감독은 "옆에서 케이크를 부으라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못 하더라"며 "(양석환이) 잘해주고 있고 저도 어렸을 때 20살 때부터 23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성격의 지도자분들 모셨는데 권위나 무게를 잡는 건 저하고는 안 맞는 것 같다. 항상 선수들과 고민도 이야기할 수 있고 팀 메이트라는 생각으로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이를 원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도자와 선수,제자와 스승보다는 한 팀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선수들하고 지내고 싶은 게 제 마음"이라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는 그런 걸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 또한 이러한 이승엽 감독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고 있다. 양석환은 "이승엽 감독님 통산 100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이승엽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오른쪽)이 주장 양석환과 서로의 얼굴에 케이크를 묻히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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