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반전의 스윕이었다. 수확도 컸다.
KIA 타이거즈가 주말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이범호 감독 조차도 예견하지 못한 수확이었다. 1경기차로 쫓긴데다 2경기는 대체 선발이 나서야 했다. 선두 수성이 위태로웠지만 반전의 스윕을 달성했다. 이제는 2위 삼성에 3경기차, 3위 NC에 4경기차로 앞서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모두가 함께 이루어낸 값진 결과였다.
주말시리즈 첫 경기(17일)는 불펜의 뎁스를 느끼게 만든 경기였다. 대체 선발 김건국이 1이닝만에 부상으로 내려갔다. 그대로 경기를 내주는 듯 싶었다. 그러나 뒤를 이은 좌완 김사윤이 3이닝 1실점, 우완 김도현이 2이닝 1실점으로 버텨주었다. 타선이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고 이준영과 전상현도 1이닝씩 무실점 투구를 했다.
1승 이상의 값진 결과였다.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장현식 최지만 곽도규까지 필승조 4명이 나올 수 없었던 경기를 김사윤과 김도현이 5이닝을 막아주었다. 김사윤은 145km 직구에 체인지업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김도현은 우완 미들맨으로 150km짜리 공을 뿌리며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추격조의 두 투수들은 이날 경기를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 지친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8일 경기는 황동하의 날이었다. 이의리 대신 대체 선발로 나서면서 점점 선발투수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이날은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드디어 데뷔 첫 승까지 낚았다. 평균 145km를 던지는 등 스피드업이 되면서 새로 장착한 변화구 주무기 포크볼도 위력이 커졌다.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예리해졌다.
점점 선발투수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이제는 이의리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끔 만들어주고 있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돌아오더라도 선발자리를 지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특히 이범호 감독은 윌 크로우의 부상이탈을 메우기 위해 임기영을 선발투수로 복귀할 계획을 갖고 있다. 황동하가 꾸준한 투구를 한다면 계획이 철회될 수도 있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던 1차전과 2차전을 잡으면서 3차전까지 영향을 미쳤다. 선발 양현종이 6이닝을 1실점으로 호투했고 필승조를 총가동해 2-1로 승리했다. 이우성이 9회초 2사후 역전 결승 솔로포를 날렸다. 정해영이 9회 한 점차를 지켜며 스윕을 달성했다. 창원 3연전 스윕은 2884일만이다.
부진했던 나성범도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17일 첫 경기에서 투런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터트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15일 광주 두산경기에서 3안타 4타점을 터트리며 회복을 알리더니 이날 확실한 회복의 신호를 보냈다. 이우성도 3차전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결승홈런을 터트려 친정을 울렸다. 장염증세로 고전중인 김도영은 18일 경기서 3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마무리 정해영의 헌신도 박수를 받았다. 18일 경기에서 5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9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황동하의 첫 승을 지켜주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5점차에서 마무리 등판은 이례적이다. 후배의 첫 승을 만들어주기 위해 등판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고령 선배 최형우는 1차전을 앞두고 전날 광주에서 두산과 연장 12회 혈투를 벌이느라 지친데다 필승조 투수들이 나서지 못한하는 위기 상황에서 나섰다. "우리 투수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어제 또 어려운 경기를 했으니까. 타자들이 조금 더 힘내서 중요한 순간에 집중해서 한 점씩 달아나보자"고 주문했고 승리의 힘을 냈다. 원팀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3연전 스윕은 더욱 특별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