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반등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강정호 스쿨까지 다녀왔지만 큰 반전은 없었다.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25·롯데 자이언츠)가 입대를 3주 앞둔 상황에서 1군 엔트리 제외라는 씁쓸한 소식을 접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6차전을 앞두고 내야수 한동희, 신인 외야수 이선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신인 내야수 강성우, 투수 정우준을 등록했다.
눈길을 끈 건 한동희의 1군 제외. 롯데 김태형 감독은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고 한다. 자꾸 (라인업을) 왔다갔다하니까 엔트리에서 뺐다”라며 “아마 2군에서 군대를 가야할 것 같다. 날짜가 이제 거의 없다. 본인의 마음도 몸도 상태도 안 좋다. 그래서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롯데 영구결번’ 이대호의 모교인 경남고 출신인 한동희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우타 거포로 이름을 날리며 ‘포스트 이대호’라는 별명을 얻었고, 롯데 입단 후에도 이대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프로 무대에서 2020년과 2021년 17홈런, 2022년 14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그런 한동희는 프로 6년차인 지난해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시즌을 보냈다.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3리 5홈런 32타점 장타율 .304의 커리어 로우를 쓰며 우타 거포의 위용을 잃었다.
절치부심을 외친 한동희는 지난 1월 우상 이대호의 지원을 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강정호 야구 아카데미를 방문, 열흘 간 특별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2월 괌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김태형 감독, 김광수 수석코치, 김주찬 타격코치의 조언 아래 좋은 감을 이었고, 오키나와 2차 캠프로 이동해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연달아 신고했다. 당시 김 감독은 “한동희가 자신감이 붙었다. 올해 홈런 20개는 치고도 남을 거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욕이 앞섰을까. 한동희는 시범경기 도중 우측 내복사근이 파열되며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회복 후 지난달 19일 1군에 복귀했지만 7경기 타율 1할6푼7리 1타점에 그쳐 열흘 만에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후 재정비를 거쳐 이달 9일 복귀한 가운데 이번에는 왼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껴 온전치 않은 몸 상태로 경기를 치러왔다. 한동희의 시즌 성적은 14경기 타율 2할5푼7리 3타점 OPS .592. 홈런은 없다.
문제는 말소 타이밍이다. 올해 25살이 된 한동희는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 1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고, 최종 합격해 내달 10일 논산훈련소 입영을 앞두고 있다. 입대를 3주 앞둔 시점에서 2군행을 통보받은 것이다. 1군 말소 후 열흘을 채우고 복귀할 경우 입대까지 12일이 남는데 1군 무대에서 팬들과 작별인사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동희로서는 짧은 기간이라도 1군에서 입대를 준비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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