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이 타자로 기분좋게 새로운 출발을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장재영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 이제 한 경기를 했지만 안타를 친 것을 떠나서 볼넷을 골라내고 수비에서도 어려움 없이 타구 판단을 하는 등 긍정적인 부분만 봤다"라고 말했다. 

장재영은 지난 20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9번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프로 데뷔 후 첫 1군 타자 선발출장이다. 타자 데뷔전에서 장재영은 2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으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시속 150km가 넘는 공을 손쉽게 던지는 재능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제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3년 동안 56경기(103⅓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3선발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개막 전부터 부상을 당하면서 1경기도 등판을 하지 못했다. 

부상 때문에 팔꿈치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장재영은 수술 대신 타자전향과 재활을 선택했다. 그동안 투수로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자로 새롭게 출발한 장재영은 예상과 달리 19경기 타율 2할3푼2리(69타수 16안타) 5홈런 13타점 8득점 OPS .81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예정보다 빠르게 1군에 콜업돼 성과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키움은 이날 이주형(지명타자)-로니 도슨(좌익수)-김혜성(2루수)-송성문(3루수)-최주환(1루수)-이용규(우익수)-김재현(포수)-이재상(유격수)-장재영(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장재영은 지난 경기에 이어서 2경기 연속 중견수로 선발출장한다.

홍원기 감독은 "앞으로 계속 선발 출장을 하는 것은 본인하기 나름이다. 어제는 확인차 나갔던 것이고 우려스러운 부분도 분명 있다. 그렇지만 그런 것도 이 선수가 계속 경험을 쌓아가면서 해나가야할 부분이다. 우리가 지금 외야수에 왼손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장재영 선발출장은 좋은 옵션이 될 것 같다. 아직은 구체적인 구상을 하지 않았지만 이주형이 100% 상태가 되면 수비적인 측면을 봤을 때 이주형이 중견수로 나가는 것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많은 부분을 더 봐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장재영이 타자 전향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 바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해 홍원기 감독은 "워낙 운동신경이 뛰어난 선수였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투수 뿐만 아니라 야수로서도 훌륭한 성적을 낸 선수다. 다만 아마추어와 프로는 또 다른 무대다. 타구스피드도 그렇고 경기수도 많아지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처할 수 있는 체력 등 고려해 할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간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장재영의 성장을 기대했다.

장재영은 "아직 무엇인가를 느꼈다고 하기에는 너무 경기가 적다. 이제 한 경기를 했다. 그냥 정신없이 경기를 했고 큰 사고 없이 마무리를 해서 좋았다. 아직까지는 다들 투수가 야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느껴지고 어색하기 때문에 아직은 연습을 더 많이 해야할 것 같다"라고 타자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가장 우려가 있었던 수비에 대해 장재영은 "어제는 쉬운 타구들이었는데 나에게는 어렵게 느껴졌다. 야간 경기도 처음이라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수비는 코치님께 많이 부탁드려서 많이 연습을 하고 있다. 고척돔은 형들도 외야 수비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정말 걱정이다. 그래도 배팅 연습이나 코치님이 쳐주신 타구를 받아봤을 때는 그렇게 진짜 안보인다는 공은 없어서 다행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아직까지는 투수를 할 때 빠른 공을 갖고 있다는 것처럼 타석에서 확실한 강점이 크게 없는 것 같다"라고 자신을 돌아본 장재영은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그런 것을 만들어 나가면서 외야수로 경쟁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