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 리그 TOP 10에 국내 투수는 오직 '데뷔 18년 차' 양현종뿐, 불안한 외인 원투펀치에도 든든한 KIA
입력 : 2024.07.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잠실=김동윤 기자]
KIA 양현종(오른쪽)이 10일 잠실 LG전에서 김선빈을 토닥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양현종(오른쪽)이 10일 잠실 LG전에서 김선빈을 토닥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역대급 이닝이터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이 또 한 번 KBO 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양현종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KIA의 5-2 역전승을 견인했다.

LG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에게 철저히 눌린 타선에도 양현종 역시 막강한 화력의 LG 타선에 5회까지 1실점으로 버텨내며 경기 후반 역전을 가능케 했다. 주 무기 슬라이더와 최고 시속 148㎞, 최저 138㎞의 직구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며 총투구수 87구(슬라이더 38구, 직구 35구, 체인지업 14구)로 승리 투수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갖췄다.

4회 문보경, 5회 홍창기와 승부가 백미였다. 양현종은 2회 문보경에게 계속해 직구를 던지다 시속 141.1㎞의 3구째 직구를 한가운데로 던져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명백한 실투였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듯 4회 다시 만나 또 한 번 직구 일변도의 피칭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반대로 직구에 강한 홍창기에게는 5회 슬라이더만 던져 땅볼을 끌어냈다.

이날 양현종은 4회 말 선두타자 오스틴 딘의 타구를 오른손으로 직접 직선타 처리하면서 11시즌 연속 100이닝을 달성했다. 이는 한화 시절 13시즌 연속을 기록한 송진우(1994년~2006년), 롯데와 두산을 거쳐 11시즌 연속의 장원준(2005년~2017년)에 이어 KBO 역대 3번째 기록이다.

또한 지난 7월 4일 대구 삼성전에서 500경기 출장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KBO 리그 역대 최초로 400경기 선발 등판에 성공했다. 데뷔 시즌인 2007년 6경기 선발 등판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30경기 전후로 선발 등판하며 꾸준함을 과시했다.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경기 후 양현종은 "100이닝은 알고 있었지만, 400경기는 등판하고 나서 알게 됐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져 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하는 지금까지 계속 이것을 유지하다 보니 통산 기록들도 자연스레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매번 하는 얘기지만 기록을 의식하고 있진 않다. 팀이 이기는 데에 더 집중하고 있고, 그렇게 내 역할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170이닝 달성은 욕심이 난다. 올 시즌에도 도전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양현종은 42년 KBO 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이닝이터이자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2014년부터 이어온 9년 연속 170이닝은 KBO 리그 새 지평을 열었고, 그의 누적 성적은 타이거즈 역사를 넘어 KBO 리그에도 역사로 남았다. 개인 통산 174승(역대 2위), 2434이닝(2위), 2019탈삼진(2위) 등 송진우를 제외하면 그에 비견될 투수는 없다.

데뷔 18년 차에도 끊임없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양현종의 존재는 2017년 헥터 노에시 이후 계속해서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으로 고통받던 KIA에 한 줄기 빛과 다름없었다. 올해는 제임스 네일이 18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매번 5회 이후 흔들리면서 경기당 이닝은 5.94로 살짝 아쉽다. 5.04이닝으로 5이닝 소화에도 바빴던 윌 크로우나 4.93이닝의 대체 외국인 선수 캠 알드레드는 말할 것도 없다.

외국인 원투펀치와 어린 투수들로 이뤄진 하위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가운데 양현종은 시즌 101⅔이닝으로 국내 투수로는 유일하게 이닝 톱 10에 들어가 있다. 애초에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가 양현종뿐이다. 지난달 팔꿈치 저림 증상으로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음에도 KBO 리그 이닝 8위에 올라와 있다. 시즌 끝까지 KIA 선발진에 돌아올 자원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현종의 체력 관리는 후반기 레이스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양현종은 "부상 복귀 후 몸 상태는 매우 좋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도 충분히 잘 쉬었기 때문에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고 던지려고 한다. 체력 관리도 잘 되고 있고, 팀이 1위를 쭉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달릴 일만 남은 것 같다. 홈, 원정 할 것 없이 항상 큰 응원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 덕에 무더위에도 경기에 임하고 있고,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 이범호 감독 역시 "오늘(10일) 양현종이 KBO리그 최초로 400경기 선발 등판한 경기였다. 호투에도 승리를 안겨주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KIA 양현종(왼쪽)이 10일 잠실 LG전을 승리로 이끈 후 개인 통산 선발 400번째 출장을 이범호 감독에게 축하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양현종(왼쪽)이 10일 잠실 LG전을 승리로 이끈 후 개인 통산 선발 400번째 출장을 이범호 감독에게 축하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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