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수출 신화 또 탄생! KBO MVP, ML 최약팀서 전반기 7승-ERA 2.99... ''눈부셨다'' 공홈도 호평
입력 : 2024.07.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에릭 페디./AFPBBNews=뉴스1
에릭 페디./AFPBBNews=뉴스1
메릴 켈리(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이어 KBO 역수출 신화가 또 탄생했다. 지난해 KBO MVP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메이저리그(ML)에서 전반기 가장 꾸준했던 투수 중 하나로 뽑히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페디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3패)째를 챙겼다.

페디의 호투를 앞세운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단 4안타로 미네소타에 3-1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27승 67패로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꼴찌 및 메이저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1회가 가장 고비였다. 페디를 상대로 선두타자 윌 카스트로가 볼넷, 카를로스 코레아가 우전 안타, 트레버 라낙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순식간에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인 페디는 호세 미란다를 철저한 몸쪽 승부를 통해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커터로 헛스윙 삼진, 브룩스 리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에는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고 코레아에게 매 타석 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 큰 위기 없이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다만 1회 많은 공을 던진 탓에 5회 투구 수가 90개에 이르렀고 6회 저스틴 앤더슨과 교체도 물러났다.

운좋게도 그가 내려온 뒤 5회 말 화이트삭스 타선이 점수를 내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선두타자 개빈 시츠가 2루타, 일로이 히메네즈가 우전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고 폴 데 용이 좌익수 뜬 공 타구로 시츠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회 말에는 2사 2루서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의 중월 투런포가 터졌다. 미네소타가 7회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페디는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릭 페디./AFPBBNews=뉴스1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릭 페디./AFPBBNews=뉴스1

이로써 페디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19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2.99, 111⅓이닝 99탈삼진으로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전반기 내내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 중 하나로 꼽히는 페디는 피해를 최소화했을 뿐 아니라 1회 위기에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탈출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페디는 올 시즌 홈에서 8차례 선발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1.4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4, 49이닝 동안 피안타율 0.200, 탈삼진 46개를 기록 중이다. 홈 8경기 중 5경기가 무실점이었고 전반기를 평균자책점 2.99로 마무리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고 전했다.

지난해 KBO 리그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했던 페디는 1년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해 한국 야구팬의 큰 관심을 받았다. 페디는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아 6시즌 동안 102경기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별다른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지난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신의 강점인 스위퍼를 갈고 닦아 KBO 30경기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209탈삼진으로 투수 3관왕과 함께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시즌 후 NC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금의환향했다. 소속팀 화이트삭스는 메이저리그 최약팀이었으나, 페디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7승을 거두면서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가장 뜨거운 매물로 떠올랐다. MLB.com은 지난달 22일 페디를 노릴 만한 팀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 밀워키 브루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꼽았다.

애리조나의 메릴 켈리. /AFPBBNews=뉴스1
애리조나의 메릴 켈리. /AFPBBNews=뉴스1

페디와 같은 사례는 과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했던 켈리가 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켈리는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한 만년 유망주였다. 하지만 KBO 리그 4년간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2019시즌 애리조나를 통해 금의환향했다. 2+2년 최대 1450만 달러의 조건부 계약이었으나, 애리조나 팀 내에서 유일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며 2년의 구단 옵션을 모두 연장했고 2022시즌을 앞두고는 2년 1800만 달러의 연장계약에 성공했다.

애리조나 입단 5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에서 또 한 번 자신만의 역사를 썼다. 지난 5년간 라이벌 LA 다저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0승 11패로 힘겨워했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나 6⅓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되는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 그 뒤로도 승승장구해 월드시리즈에 올라와서는 팀에 유일한 승리를 안겨준 투수가 되면서 KBO 역수출 신화의 정점을 찍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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