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또 한 명의 파이어볼러 유망주를 품었다. 문동주(21), 김서현(20)에 이어 정우주(18)까지 지명했다. 파이어볼러 트리오 구축에 김경문 한화 감독도 반색했다.
한화는 11일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전주고 우완 투수 정우주를 지명했다. 올해 고교 16경기(45⅔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1.57 탈삼진 80개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최고 시속 156km까지 뿌렸고, 직구 분당회전수(RPM)가 최대 2700까지 나올 만큼 볼끝도 좋은 특급 파이어볼러.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이 덕수고 좌완 정현우를 뽑으면서 한화에 정우주가 왔다. 좌완 투수가 부족하고,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키움 팀 사정에 의해 정현우가 1순위 영광을 차지했지만 정우주의 고점은 그보다 훨씬 높다. 1순위가 부럽지 않은 2순위다.
2022년 전국 1차 지명으로 문동주를 뽑고, 202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김서현을 택했던 한화는 정우주까지 우완 파이어볼러 차례로 품었다. 문동주는 지난해 KBO리그 국내 투수로는 최초로 공식 160km를 던졌고, 김서현도 트랙맨 기준 160km까지 뿌렸다. 정우주도 프로에 와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으로 힘을 더 키우면 160km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특급 유망주다.
손혁 한화 단장은 “정우주를 뽑은 이유를 설명하려면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부드러운 투구 동작이다. 선발과 불펜 어느 곳을 가도 와벽한 투구 내용 보여줄 투수라고 생각한다. 특히 속구는 배운다고 가질 수 있는 속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우주도 “이런 영광스러운 순번에 지명해주신 한화 이글스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올해 시즌에 들어가면서 팀과 상관없이 전체 1번이라는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 결과에 100%를 넘어 10000% 만족한다”며 “한화가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게 모든 팬분들의 염원이다. 빠른 시일 내에 1군에 올라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경문 감독도 정우주 지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11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감독실에서 드래프트 중계를 TV로 지켜본 김경문 감독은 정우주에 대해 “이름이 좋아 우주”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 감독은 “단장님하고 구단에서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주셨다. 지금 고등학교 1차 순번 선수들은 몸도 좋은 데다가 공들도 빠르다. 고등학생들이 150km를 팍팍 던진다”며 뽑는 것도 뽑는 건데 “팀에 와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우리도 열심히 잘 도와야 한다. 좋은 자원인 거는 분명하다”고 기대했다.
문동주, 김서현에 이어 정우주까지 우완 파이어볼러 삼총사를 구축한 한화는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강속구 군단이 됐다. 김 감독은 “볼이 빠르다는 건 좋은 거다. 잘 다듬어서 한화의 좋은 트리오로 만들어야 한다”고 사명감도 드러냈다.
한화는 정우주에 이어 2라운드 투수 권민규(세광고), 3라운드 포수 한지윤(경기상업고), 4라운드 내야수 배승수(덕수고), 5라운드 투수 이동영(대구상원고), 6라운드 투수 박상현(안산공업고), 7라운드 내야수 이지성(라온고), 8라운드 투수 엄상현(홍익대), 9라운드 투수 엄요셉(인창고), 10라운드 투수 최주원(북일고), 11라운드 외야수 이민재(동원과학기술대)를 뽑았다. 투수 7명, 포수 1명, 내야수 2명, 외야수 1명을 뽑았다.
김 감독은 정우주뿐만 아니라 하위 지명 선수들의 숨은 재능에도 기대를 걸었다. 두산, NC 시절에도 지명 순위가 낮거나 육성선수들을 발굴하고 키워낸 것으로 유명한 김 감독은 “일찍 지명됐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밑에서 들어온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곳이 프로다. 숨은 노력,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자기 것을 끄집어내는 선수가 프로에 와서 이기고, 성공하는 것이다”며 중하위 라운드 선수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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