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150km에 가까운, 위력적인 공을 좌완 투수를 어떻게 지나칠 수 있을까. 그리고 가장 최근의 성장 페이스가 가파른 투수를 팀의 미래로 선택했다. ‘투수 풍년’의 2025 신인드래프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투수진 뎁스를 늘리고 미래를 도모하는 선택을 했다.
롯데는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총 10명의 미래 자원을 선발했다. 11라운드로 드래프트가 진행됐지만 지난해 11월, LG 트윈스에서 베테랑 좌완 진해수를 데려오면서 5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롯데는 일단 투수에 집중했고 6명의 투수를 선발했다. 그 외에 외야수 2명, 내야수 1명, 포수 1명 등 총 10명의 미래 자원을 선발했다.
롯데 스카우트팀은 “현재 구단 투수 뎁스 강화에 포커스를 맞췄으며, 경기 운영 능력 및 제구력 등 즉시 전력감 선수 위주로 지명했다. 특히 김태현 선수는 좌완 선발이 가능하다. 야수의 경우 현재 1군 젊은 야수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신체 조건이 좋고 잠재력이 높은 선수 위주로 지명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4번째 순서로 지명을 할 수 있었다. 이미 투수 정현우(덕수고⋅키움 지명), 투수 정우주(전주고⋅한화 지명)의 1~2순위 지명은 확실시 되던 상황, 그리고 3번째 순서였던 삼성이 ‘로컬보이’인 대구고 배찬승을 두고 고민했지만 어느 정도 무게추가 기울었다. 결국 4순위 롯데의 순번부터 드래프트 판도가 달라질 수 있었다.
이미 최상위로 평가 받는 유망주들은 선택을 받을 것이 명확했던 상황. 롯데는 고민을 했지만 좌고우면하지 않고 150km에 가까운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좌완 투수를 지나치지 않았다. 롯데는 4번째 지명권을 쥐고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을 선택했다.
신장 185cm, 체중 87kg의 건장한 체격인 김태현은 올해 3학년 시즌, 17경기 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1.48(54⅔이닝 8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88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9이닝 당 탈삼진 14.5개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보여줬다.
사실 김태현은 지난해까지 그리 주목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1~2학년 시즌 19경기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2.57(48⅔이닝 14자책점)을 기록했다. 탈삼진이 이닝 당 1개가 넘는 52개였지만 올해 3학년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1년도 채 안되는 기간, 김태현은 비약적인 구속 상승을 이뤘다. 삼촌의 추천을 받아서 일본 도쿄에 있는 아카데미에서 일주일 가량 레슨을 받은 게 효과를 봤고 구속 상승과 함께 구위까지 좋아졌다. 현재 김태현의 강점으로는 구속 이상의 위압감을 느끼게 해주는 높은 분당 회전수다. 구속과 구위가 좋아지자 타자들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고 이를 10개 구단 스카우트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1년 사이에 평가가 말 그대로 ‘떡상’한 선수였고 롯데의 품에 안겼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올해 신인드래프트 방향과 관련해서 “스카우트팀 그리고 운영팀, 육성팀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현재 우리 투수 뎁스를 두텁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드래프트는 사전 라운드별 전략에 따라 기존에 생각했던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라면서 “특히 김태현 선수는 좌완 선발투수 자원으로 직구 무브먼트, 커브 각도 , 신체능력 등 우수하며, 향후 구단 좌완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롯데 스카우트팀은 김태현에 대해 “구단 좌완 뎁스를 강하게 할 수 있는 투수.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라면서 “다양한 변화구와 우수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장점이다. 특히 올해 구속과 경기 운영면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변화구를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이상적인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높은 타점에서 투구가 가능하며, 회전수가 좋아 직구 무브먼트가 좋다. 즉시 전력감의 선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는 2라운드에서 배명고 우완 박세현을 선발했다. 신장 185cm, 체중 86kg의 체격조건을 갖춘 박세현은 올해 10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09(35⅓이닝 12자책점) 38탈삼진 19볼넷의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는 박세현을 두고 “즉시 전력 중간 투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빠른 암스피드로 평균 145~147km 기록하며, 직구에 장점이 있으며, 슬라이더의 브레이킹이 우수하다. 체격 조건 우수하고 추후 밸런스가 좋아진다면 선발 투수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3라운드에서는 야탑고 우완투수 김현우를 지명했다. 183cm에 90kg의 건장한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야탑고 원투펀치로 활약하면서 올해 11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1.46(37이닝 6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탈삼진은 28개. 롯데는 “안정된 밸런스를 바탕으로 강한 구위를 보유한 중간 유형의 투수다. 손 끝 감각이 좋은 투수로 최고 149km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다(평균 구속 144~145km 기록). 파워가 우수하여 향후 구속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래를 보고 지명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4라운드에서는 연고지인 부산고의 포수 박재엽을 찍었다. 박재엽은 올해 25경기 타율 3할5푼4리(96타수 34안타) 2홈런 24타점 OPS .943의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는 “상, 하체 밸런스 우수하며, 수비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장타력 또한 겸비한 포수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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