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 삼성의 거포 수집, ''드래프트 전략은 파워''→라팍 효과 제대로 누린다
입력 : 2024.09.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11일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은 신인 선수들. /사진=김진경 대기자
11일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은 신인 선수들. /사진=김진경 대기자
"시즌 전 삼성 라이온즈를 하위권으로 예상했지만 지금 선두권에 있다."

이종열(51) 삼성 단장은 자부심을 나타냈다. 시즌 전 약체로 분류됐던 삼성은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현재 2위로 플레이오프(PO) 직행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강력한 마운드의 힘이 그 첫 번째 이유라면 타선의 힘은 홈런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은 팀 타율 0.270, 전체 9위다. 결코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볼 수 없지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65개의 홈런을 날렸다.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특성을 장점으로 극대화한 결과다.

올 시즌 제대로 '홈런 맛'을 본 삼성은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확실한 색깔을 보였다. '파워'에 기반을 둔 전략을 바탕으로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낸 팀으로 평가를 받는다.

삼성은 11일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대구고 좌투수 배찬승을 지명했다. 여기까진 어느 정도 예상됐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배찬승은 근육질 체형에 시속 150㎞ 이상 직구를 구사하는 투수로 브레이킹이 빠른 슬라이더도 보유하고 있다. 대구 지역에 연고를 둔 선수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열정이 우수하고 워크에식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다. 당초 김태현(광주일고) 혹은 김태형(덕수고) 선택이 유력해보였으나 최근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주가를 올렸고 극적으로 삼성의 선택을 받게 됐다.

삼성의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대구고 투수 배찬승. /사진=김진경 대기자
삼성의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대구고 투수 배찬승.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후가 더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체 3순위였음에도 1라운드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카드를 손에 넣은 삼성은 2라운드에서 유신고 내야수 심재훈, 3라운드에선 마산용마고 내야수 차승준, 4라운드에서 대구상원고 외야수 함수호를 데려왔다.

이종열 단장의 설명을 통해 그 명확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이종열 단장은 "올 시즌 드래프트 전략은 파워다.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 멀리 칠 수 있는 타자를 뽑는 것이 전략이었다"며 "빠른 볼을 던지는 왼손 불펜이 없어서 상위권 팀 좌타자들에게 약점을 보였는데 향후 배찬승 선수가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루수에 대한 아쉬움을 해결해 줄 심재훈 선수, 거포형 차승준 선수까지 전략대로 잘 뽑은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한다"며 "작년부터 준비하고 계속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타임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방법은 탄탄하게 준비한 덕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4라운드까지 야수 3명을 선택한 건 삼성과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단 3팀이었다. 다만 키움은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양도권을 활용해 4라운드까지 총 7명을 택할 수 있어 그만큼 여유가 있었고 LG는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10순위로 밀려 선택의 폭이 좁았던 게 그 이유 중 하나였다. 3순위로 선택의 폭이 넓었던 삼성의 야수 픽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이 단장이 밝힌 '파워'는 홈플레이트에서 좌·우중간까지 거리가 짧은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의 특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2016년 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삼성은 구장의 특성을 크게 장점으로 살려내지 못했는데 아직 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이미 2016년 이후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나아가 김영웅(25홈런)과 이성규(21홈런) 등의 놀라운 성장 속에 벌써 20홈런 타자 4명을 배출했다. 이는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강민호(17홈런)까지 20홈런 고지를 밟으면 2003년(213홈런) 이후 21년 만에 20홈런 타자 5명을 배출하게 된다.

이종열 삼성 단장이 선발한 선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종열 삼성 단장이 선발한 선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 시즌 홈런의 효과를 제대로 본 만큼 상위 라운드에서 이러한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야수 지명에 집중한 삼성이다. 이 단장의 말처럼 김지찬이 외야로 포지션을 옮기며 2루 공백을 메우는 게 시급했고 가장 먼저 향후 10년 이상 2루 자리를 맡길 수 있는 심재훈을 선택했다. 청소년 대표팀 주전 내야수로 공수주 3박자에 일발 장타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자원이다.

장타력에 대해선 3,4라운드에서 데려온 차승준과 함수호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이들은 이번 드래프트 최고 거포자원이다. 삼성은 좌타 내야수 차승준에 대해 "공을 띄우는 능력이 탁월해 라이온즈파크에 적합한 홈런 타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좌타 외야수 함수호는 통산 13홈런으로 드래프트에 나선 고교 선수들 중 최다 홈런 보유자인데 삼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파워를 보유한 전형적인 장타자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타자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투수들도 홈런을 억제할 수 있는 힘 있는 공을 뿌리는 선수들을 영입한 것이다. 5라운드에서 데려온 광주제일고 우투수 권현우 또한 이상적인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뿌릴 줄 아는 투수다.

입맛대로 신인들을 택하면서도 이미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야수들, 특히나 장타력이 확실한 선수들을 줄줄이 영입했다. 이종열 단장은 드래프트 현장에서 삼성의 고공행진에 대해 "팬 여러분들의 뜨거운 사랑이 있어 가능했다"며 "팬들의 열망을 잘 이어갈 수 있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드래프트 결과에 대해 팬들은 크나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 홈구장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좋은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지명할 선수를 호명하고 있는 이종열 단장(가운데)과 삼성 스태프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명할 선수를 호명하고 있는 이종열 단장(가운데)과 삼성 스태프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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