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모든 야구 팬들이 생각하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감독이 아닌 타자 이승엽(48)으로서 떠올린 더스틴 니퍼트(43)는 괴물 그 자체였다. 전설적인 외국인 투수 니퍼트가 프로 무대를 떠난지 6년 만에 드디어 은퇴식을 치른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시즌 최종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2011년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고 7년 동안이나 에이스로 활약했던 니퍼트는 2018년 두산과 협상이 결렬된 뒤 KT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보내고 커리어를 마쳤다. 이후 두산은 니퍼트의 은퇴식을 추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걸림돌이 돼 두산을 떠난지는 7년 만에 드디어 잠실 마운드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저도 상대팀에서 경기를 해봤지만 너무나 뛰어난 투수였다. 두산 팬들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 팬들이 생각하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선수가 은퇴하고 몇 년 지난 후에라도 이렇게 은퇴식을 하게 됐고 저도 오랜 만에 니퍼트 선수를 보게 돼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니퍼트의 등판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니퍼트는 이날 '특별 엔트리'로 등록됐다. KBO는 2021년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엔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키로 했다. 앞서 은퇴식을 가진 김태균(2021년·한화)과 박용택(LG), 나지완(KIA), 오재원(두산·이상 2022년) 모두 특별 엔트리로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구단별 외국인 선수는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데 니퍼트가 특별 엔트리로 등록될 경우 일시적으로 4명이 된다. 다행히도 이 문제는 해결됐다. KBO가 은퇴식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유권해석을 해 이날만큼은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도록 했다.
또 하나는 앞서 은퇴식에 출전했던 선수들과 달리 니퍼트는 투수라는 점이다. 타자들이 출전하지 않고 곧바로 교체가 가능한 반면 투수는 투구가 불가능할 정도의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경우 최소 한 타자까지는 상대를 해야 한다.
물론 니퍼트의 몸 상태가 한 타자도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맹활약 중인 니퍼트는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던져 현역 시절 못지 않은 몸 상태를 자랑했다. 그렇기에 팬들의 기대도 커진다.
다만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여전히 5위 두산은 4위 KT와 1.5경기 차 접전을 벌이고 있어 니퍼트의 등판이 예민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접전 상황에서 니퍼트가 나와서 호투를 펼친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 감독은 니퍼트의 등판 상황을 '점수 차가 클 경우'로 제한했다. 이 감독은 "팀에 대한 충성심이라든지 이런 마음이 우리 팀 선수들에게 전해져서 오늘 좋은 경기를 하면서 코트 선수가 등판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며 "상황을 봐야 한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많은 점수로 승리를 하고 있는 상태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니퍼트의 등판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고 니퍼트의 은퇴식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라도 가급적 승리하는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KBO리그에서 8년 동안 뛰며 214경기에서 1291⅓이닝을 소화하며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3.59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이자 외인 중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다.
2015년 부상으로 주춤하긴 했으나 두산의 4번째 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엔 22승을 거두며 최강 선발진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아 V5를 이끈 뒤 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등극했다.
니퍼트는 2018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났음에도 국내에 남아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며 육성에 힘쓰고 있고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매진이 예상된다. 두산 관계자는 "거의 자리가 없다"며 매진을 예고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도 대부분의 잔여좌석이 '0석'이었고 극히 일부 좌석에서만 극소수의 빈자리가 확인됐다. '니느님'의 마지막을 보기 위한 뜨거운 예매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은 시구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은퇴식 테마는 'REMEMBER THE ACE'로 니퍼트가 두산 팬들에게 영원한 에이스로 기억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 전엔 팬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사인회가 열린다. 니퍼트는 시구자로 나서고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 선수들이 애국가를 제창할 예정이다. 1회초 수비가 끝나면 니퍼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공수교대시 선수단 하이파이브'를 재현한다.
클리닝타임엔 니퍼트가 뛰었던 양 팀에서 기념 액자 등 선물을 전달하며 경기 종료 후엔 영상 상영 및 헹가래, 니퍼트의 편지 낭독 등으로 행사가 마무리 된다.
전날 예고됐던 비구름이 완전히 걷혔다. 다행스럽게도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니퍼트의 마지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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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MVP를 수상하고 눈물을 보이는 더스틴 니퍼트. |
두산 베어스 감독이 아닌 타자 이승엽(48)으로서 떠올린 더스틴 니퍼트(43)는 괴물 그 자체였다. 전설적인 외국인 투수 니퍼트가 프로 무대를 떠난지 6년 만에 드디어 은퇴식을 치른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시즌 최종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2011년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고 7년 동안이나 에이스로 활약했던 니퍼트는 2018년 두산과 협상이 결렬된 뒤 KT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보내고 커리어를 마쳤다. 이후 두산은 니퍼트의 은퇴식을 추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걸림돌이 돼 두산을 떠난지는 7년 만에 드디어 잠실 마운드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저도 상대팀에서 경기를 해봤지만 너무나 뛰어난 투수였다. 두산 팬들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 팬들이 생각하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선수가 은퇴하고 몇 년 지난 후에라도 이렇게 은퇴식을 하게 됐고 저도 오랜 만에 니퍼트 선수를 보게 돼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니퍼트의 등판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니퍼트는 이날 '특별 엔트리'로 등록됐다. KBO는 2021년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엔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키로 했다. 앞서 은퇴식을 가진 김태균(2021년·한화)과 박용택(LG), 나지완(KIA), 오재원(두산·이상 2022년) 모두 특별 엔트리로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 니퍼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또 하나는 앞서 은퇴식에 출전했던 선수들과 달리 니퍼트는 투수라는 점이다. 타자들이 출전하지 않고 곧바로 교체가 가능한 반면 투수는 투구가 불가능할 정도의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경우 최소 한 타자까지는 상대를 해야 한다.
물론 니퍼트의 몸 상태가 한 타자도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맹활약 중인 니퍼트는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던져 현역 시절 못지 않은 몸 상태를 자랑했다. 그렇기에 팬들의 기대도 커진다.
다만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여전히 5위 두산은 4위 KT와 1.5경기 차 접전을 벌이고 있어 니퍼트의 등판이 예민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접전 상황에서 니퍼트가 나와서 호투를 펼친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 감독은 니퍼트의 등판 상황을 '점수 차가 클 경우'로 제한했다. 이 감독은 "팀에 대한 충성심이라든지 이런 마음이 우리 팀 선수들에게 전해져서 오늘 좋은 경기를 하면서 코트 선수가 등판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며 "상황을 봐야 한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많은 점수로 승리를 하고 있는 상태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니퍼트의 등판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고 니퍼트의 은퇴식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라도 가급적 승리하는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KBO리그에서 8년 동안 뛰며 214경기에서 1291⅓이닝을 소화하며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3.59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이자 외인 중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다.
이날 경기는 잔여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매진이 예고된다. /사진=인터파크 예매 사이트 갈무리 |
니퍼트는 2018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났음에도 국내에 남아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며 육성에 힘쓰고 있고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매진이 예상된다. 두산 관계자는 "거의 자리가 없다"며 매진을 예고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도 대부분의 잔여좌석이 '0석'이었고 극히 일부 좌석에서만 극소수의 빈자리가 확인됐다. '니느님'의 마지막을 보기 위한 뜨거운 예매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은 시구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은퇴식 테마는 'REMEMBER THE ACE'로 니퍼트가 두산 팬들에게 영원한 에이스로 기억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 전엔 팬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사인회가 열린다. 니퍼트는 시구자로 나서고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 선수들이 애국가를 제창할 예정이다. 1회초 수비가 끝나면 니퍼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공수교대시 선수단 하이파이브'를 재현한다.
클리닝타임엔 니퍼트가 뛰었던 양 팀에서 기념 액자 등 선물을 전달하며 경기 종료 후엔 영상 상영 및 헹가래, 니퍼트의 편지 낭독 등으로 행사가 마무리 된다.
전날 예고됐던 비구름이 완전히 걷혔다. 다행스럽게도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니퍼트의 마지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퍼트 은퇴식 포스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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