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우승까지 해보네요".
KIA 타이거즈 우완 김도현(24)이 생애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복덩이 선발임을 증명했다.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광주경기에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우등성적을 냈다. 팀의 7-1 승리를 이끌며 4승을 챙겼다. 프로입단 이후 첫 7이닝, 첫 퀄리티스타트의 짜릿한 투구였다.
KIA에게 김도현은 복덩이나 다름없다. 특히 시즌중 선발발탁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중간에서 선발로 변신해 7월19일 대전 한화전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후 이날까지 11경기(선발 10경기)에서 46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채점 4.30의 기록을 했다.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아준 덕택에 KIA 마운드는 누수없이 정규리그 우승까지 이룰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과정에서 가장 큰 고비는 윤영철의 부상 이탈이었다고 언급했다. 윤영철은 2023 신인부터 2년째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던 지난 7월초 경기중 허리통증을 호소하고 강판했다. 검진결과 척추필로골절상 판정을 받았다. 이의리의 팔꿈치 수술에 이어 커다란 전력공백이었다.
이 감독은 "영철이가 다치니 누구를 써야할 지 막막했다. 외인부상은 대체할 수 있지만 국내선발 부상은 메우기가 쉽지 않다. (김)건국이와 (김) 사윤으로 막아보려고 했다. 두 달을 계속 대체 선발로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년 선발투수로 생각했던 도현이를 쓰자고 결정했다. 도현이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면서 선발진이 돌아갈 수 있었다"고 웃었다.
김도현 개인도 커다란 성장을 이루었다. 한화와 트레이드 당시 김이환의 이름에서 김도현으로 개명했다. 입대후 몰라보게 달라져서 복귀했다. 꾸준한 웨에트트레이닝과 훈련, 자기공부를 통해 스피드가 10km가깝게 올라온 것이다. 150km를 마구 뿌리기 시작했다.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 1세이브2홀드, 평균자채점 3.38의 실적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개막부터 철옹성이었던 불펜이 살짝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에서 김도현을 1군에 올렸다. 주로 추격조에서 멀티이닝을 맡았다. 호투도 하고 실점을 하면서 조금씩 존재감을 키우면서 미래의 선발감이라는 잠재력도 인정받았다. 윤영철의 부상으로 기회가 찾아왔고 멋지게 임무를 소화했다.
경기후 김도현은 "오늘 야수들을 믿고 던졌다. 야수 도움받고 내가 해결할 부분은 내가 해결해서 좋았다. 프로에서 첫 7이닝을 던져서 좋았다. 앞선 SSG 경기에서 감독님께 '욕심이 없어 보인다"며 따끔한 충고 한마디를 들었다. 내 표정이나 행동에서 하려는 게 안보였던 것 같다. 더 독하게 하겠다"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뜻깊은 시즌이었다. 전역하고 와서 바로 가을야구까지 갈 수 있어 만족한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면 좋겠다. 잘 준비하겠다.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은 상상만해도 너무 좋다. 우승반지 끼고 싶다. 어떤 보직이든 충실히 이행하겠다. (함께 한화에서 이적한) 우혁이랑 우리가 우승도 해본다며 농담했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