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감독 선임에 압력을 행사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과정에 있어서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체부 조사 결과 두 과정에서 모두 불공정하게 업무가 처리된 정황이 밝혀졌다.
문체부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전력강화위원회 기능이 무력화 됐고, 전력강화위원이 해야 할 감독 후보자 2차 최종면접을 정몽규 회장이 진행했다. 이사회 선임절차도 누락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하며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의결과 발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회의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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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가 지적한 첫 번째 문제는 전력강화위원회의 무력화다. 축구협회는 전강위가 구성되기도 전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선임했다. 전강위를 선임절차에서 배제한 것이다. 문체부는 전강위 위원들에게 권한을 위임받도록 만든 내부방침도 전강위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봤다. 이후 선임된 전강위 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감독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과 2차 최종면접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1, 2순위 후보를 직접 미팅하겠다고 하면서 온라인 면접을 진행했다. 지난해 2월 8일 정 회장이 당시 1순위 후보 클린스만과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축구협회가 일주일 뒤부터 클린스만과 계약 조건을 협상했다.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이 진행한 최종면접은 관련 자료도 남아있지 않아 평가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밀실행정으로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독단으로 선임한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시 이사회 선임절차도 누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절차상으로 문제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언론도 통제하려고 시도했다. 축구협회가 지난 5월 클린스만 감독 선임당시 전강위 위원장이 복수의 후보자와 1,2차 면접을 진행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허위 반박자료를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은 절차를 무시하고 정몽규 회장의 독단으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아시안컵 4강 탈락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남은 계약기간 2년에 대한 막대한 위약금을 고스란히 챙겨 돌아갔다. 정 회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한국축구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셈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