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의 4연임에 대한 불가 방침을 확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문을 '의례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유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 관련 질의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며, 그것도 안 되면 최종적으로 승인 불가까지 하겠다고 얘기했었다"고 앞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말한 내용을 되풀이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감사 전에도 만약 불공정하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고, 그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 7월 홍 감독 선임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대한축구협회 감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중간 결과 발표를 통해 홍 감독은 물론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내부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절차적 하자가 홍 감독의 계약을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 장관은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가 이달 중 마무리해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만큼 후속 조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유 장관은 지난달 말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에 대해서는 '의례적인 절차'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FIFA는 공문에 대한축구협회가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실었다.
FIFA는 정관 제14조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 안 된다', 제15조 '어떠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도 독립돼야 한다' 등 정관을 들어 축구협회가 외부 간섭을 받고 있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FIFA는 지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 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시켜 국제대회 출전권을 박탈한 바 있다. 축구협회는 이런 사례가 문체부 감사와 비슷하다며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의례적인 절차라고 생각한다. 저촉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대한체육회나 축구협회 모두 끝난 것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되겠다. 걱정하시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회장의 거취를 '자율'에 맡긴 것이 FIFA 공문 때문이냐는 의문에 "공문 이전에도 저희 입장에선 그런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명예롭게 퇴진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 장관은 FIFA를 의식한 듯 "강제로 회장을 바꾸라고 할 수는 없다. 축구협회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면서도 "이후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끊임없이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FIFA가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 공문을 보낸 배경에 대해 '축구협회가 FIFA에 일부러 공문을 보내게 만든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유 장관은 "확인해 보겠다"고 공문 발송 경위나 과정도 살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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