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현역 복귀 가능성이 되살아났다. '악동이자 천재' 폴 포그바(31, 유벤투스)가 끝내 징계 기간을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는 7일(한국시간) "포그바가 저지른 ADRV(안티-도핑 규정 위반)를 확인했지만, 선수 정지 기간을 4년에서 18개월로 줄였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CAS는 "포그바가 제기한 항소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는 디하이드로 에피안드로스테론(DHEA)을 복용하면서 ADRV로 세계반도핑기구(WADA) 제재를 받았다. 2023년 9월 11일부터 4년간 자격 정지 처분과 5000유로(약 74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라며 "CAS 패널은 이 문제애 대해 부분적으로 포그바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ADRV는 확정됐지만, 제재를 18개월 자격 정지 처분으로 감형하고 벌금을 취소했다"라고 전했다.
CAS에서 포그바의 징계를 감경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판결문에 따르면 CAS 패널은 포그바가 양성 반응을 보인 DHEA를 섭취한 건 의도적이지 않았으며 플로리다의 한 의사가 처방한 보충제를 잘못 복용한 결과라는 증거와 법적 주장을 확인했다.
CAS는 "포그바는 해당 의사가 여러 명의 국제 선수를 치료했다고 주장한 만큼 그가 반도핑 의무를 염두에 둘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 그는 자기 잘못을 인정해 12개월의 자격 정지를 요청했다"라며 "이탈리아 반도핑 조사위원회(NADO)는 선수의 무모함이 심각했으며 4년 정지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그바는 여러 전문가의 지지를 받았다. 그가 제시한 증거의 대부분은 반박되지 않았다. 물론 그에게 잘못이 없는 건 아니며 프로 선수로서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라고 판결 근거를 설명했다.
사건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포그바가 제출한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된 것. 그는 유벤투스가 3-0으로 승리한 우디네세전 이후 도핑 테스트를 받았고,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문제가 있음이 발각됐다.
테스토스테론은 운동선수들의 지구력을 높여주는 남성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금지 약물 중 하나다. NADO 대변인은 포그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비내성 테스토르테론 대사산물'이 발견돼 도핑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포그바는 고의로 복용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양성 반응에 대한 반대 분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검사에서도 똑같이 양성 반응이 나왔다. 두 샘플 모두 테스토스테론 등 다른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하는 DHEA가 발견됐다. DHEA는 한때 '청춘의 샘'으로도 불렸던 호르몬으로 노화 방지와 근육 강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별생각 없이 먹은 보충제가 화근이 됐다. 'ESPN'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포그바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의사인 친구 중 한 명에게 식품 보충제를 처방받았다. 특정 보충제는 미국에서는 얻을 수 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얻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포그바는 NADO와 형량 협상을 하는 대신 CAS에 재판을 받기로 택했다. 그리고 CAS는 포그바의 항소를 일정 부분 받아들였다. 그가 주장했던 비고의성과 DHEA는 여성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감경 사유로 작용했다.
이제 포그바는 만 32세가 되는 2025년 3월부터 다시 축구선수로 뛸 수 있다. 현역 복귀 가능성이 살아난 셈. 만약 4년 정지였다면 34세가 돼야 피치 위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2년 6개월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 다만 유벤투스와 계약은 상호 합의로 해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포그바는 "악몽이 끝났다. 다시 꿈을 펼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난 고의로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난 늘 정직하게 행동했고 내 설명에 귀기울여준 CAS에 감사를 전한다"라며 "내 인생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시기였다. 모든 사랑에 감사드리고 빨리 경기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포그바는 한때 세계적인 천재로 불렸던 미드필더다. 그는 유벤투스에서 날개를 펼치며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했고, 2016년엔 8900만 파운드(약 1501억 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프랑스 대표팀과 함께 세계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카이 스포츠, ESP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