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신예 포수 이주헌(21)은 올해 4월까지만 해도 군인 신분이었다. 경기도 연천 모 육군부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고 4월에 제대했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이주헌은 입단 첫 해는 줄곧 2군에서 뛰었다. 2022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현역으로 군대에 입대했다. 1군의 벽이 높아 병역 의무부터 빨리 해결하고 팀에 복귀했다.
제대 후 2군에서 39경기 출장해 타율 2할8푼4리(81타수 23안타) 6홈런 21타점 19득점 출루율 .427, 장타율 .556, OPS .983을 기록했다. 군대를 가기 전 신인 때 2군에서 7푼3리(41타수 3안타)에 그쳤으나, 이주헌은 현역 복무를 하면서 군대에서도 틈틈이 개인 훈련을 하며 몸을 단련했다.
2군 코칭스태프의 추천으로 이주헌은 시즌 막판 9월 25일 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군 엔트리에 처음으로 등록됐다. 9월 25일 잠실 한화전 9회 교체 출장해 수비 1이닝을 뛰면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9월 26일 잠실 키움전에 데뷔 첫 선발 라인업으로 출장해 4타수 3안타(2루타 2개) 2타점 깜짝 활약을 했다.
괜찮은 수비 실력과 공격에서도 가능성을 보인 이주헌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전격 포함됐다. 1군에서 단 3경기 6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한 이주헌은 첫 ‘가을야구’까지 경험하게 됐다.
3번째 포수로 엔트리에 포함된 이주현은 경기 출장보다는 큰 경기 분위기를 경험하는 차원이었다. 포스트시즌 기간에 박경완 배터리 코치의 1대1 지도를 받으며 훈련 시간이 많았다.
아주 크게 이기거나, 반대로 아주 큰 점수 차로 리드당할 때 타격이든 수비든 기회가 주어질 엔트리 제일 마지막 위치. 최종 5차전까지 매 경기 접전으로 끝난 KT와 준플레이오프에서 이주헌은 출장 기회가 없었다.
이주헌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경기 후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LG가 1-9로 크게 뒤진 8회초 박동원의 타석에 이주헌이 대타로 기용됐다. 승패가 확연하게 기울어진 상황이었지만, 이주헌의 가을야구 데뷔전이었다.
이주헌은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초구(슬라이더) 스트라이크를 지켜봤고, 2~3구 슬라이더에 연거푸 헛스윙하면서 3구삼진으로 아웃됐다. 이어 8회말 포수로 계속 출장했다. 투수 정우영(⅓이닝 1실점), 이종준(⅔이닝)과 호흡을 맞춰 삼성의 6타자를 상대하며 1이닝을 뛰었다.
포스트시즌 첫 타석까지 경험한 이주헌은 “(시즌) 데뷔 첫 타석과는 느낌이 달랐어요. 시즌 때는 별로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포스트시즌) 원정 팬들 앞에서 약간 긴장되고 살짝 압도되는 그런 게 조금 있었고, 다리가 좀 떨렸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좋은 타구가 나왔으면 좋았을텐데라는 말에, 이주헌은 “좋은 공이 쉽게 안 들어오더라구요. 포스트시즌이라 다르더라”고 답했다.
포수로도 1이닝을 뛰었다. 이주헌은 "더운 날씨도 아니었는데 1이닝 뛰고 위에 상체가 싹 다 젖었어요”라고 쑥스럽게 말했다. 이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을 어린 나이부터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선배들 만난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팀 선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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