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심)우준이 형이요? 당연히 무조건 우리 팀에 필요하죠.”
프로야구 KT 위즈의 특급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에 한 말이다.
박영현은 4차전 연장 11회말 극적인 끝내기안타를 친 심우준의 FA 행사 권리를 두고 “오늘 경기를 보지 않았나. 당연히 무조건 우리 팀에 필요한 형이다”라며 “우준이 형 없으면 이기지도 못했다. 해결사가 있어서 이겼다. 나는 우준이 형 되게 좋아한다. 투수가 공을 던져서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가면 무조건 아웃이다. 믿음직스럽다”라고 심우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심우준은 경기고를 나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2차 특별 14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막내 구단 KT의 1군 진입 첫해인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8시즌 연속 주전 유격수를 담당했다.
2021시즌 139경기 타율 2할6푼8리 6홈런 활약을 펼치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2022시즌 또한 안정적인 공수 활약으로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공헌했다. 심우준은 군 입대 전 KT 내야의 대체불가 자원이었다.
어느덧 28살이 된 심우준은 2023년 1월 16일 상무(국군체육부대)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상무 유니폼을 입고 퓨처스리그 첫해 64경기 타율 2할1푼3리(160타수 34안타) 1홈런 24타점 8도루에 그쳤지만, 올해 45경기 타율 2할8푼8리(132타수 38안타) 2홈런 13타점 15도루로 기록을 업그레이드 했다.
심우준은 지난 7월 중순 건강하게 군에서 돌아와 KT로 복귀, 김상수를 2루로 밀어내고 창단 주전 유격수의 귀환을 알렸다. 안정적인 수비는 그대로였고, 일취월장한 타격을 앞세워 팀의 꼴찌부터 5위까지 오르는 마법의 여정에 큰 힘을 보탰다. 시즌 53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 3홈런 28타점 7도루 22득점의 강한 임팩트를 남긴 가운데 득점권 타율이 4할1푼2리에 달했다.
심우준의 활약은 가을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 등 빅게임에 모두 출전해 안정적인 유격수 수비를 선보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타격은 저조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4차전 극적인 끝내기 적시타를 비롯해 타율 2할5푼 2타점 1도루를 남겼다.
심우준은 지난 2022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으나 군 입대 문제로 권리 행사를 잠시 보류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은 적중했다. 올해 7월 전역과 함께 인상적인 공수 활약으로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에서 FA 대박을 꿈꿀 수 있게 된 심우준이다.
FA 권리 행사를 앞둔 심우준은 “주변에서는 가을야구 안타 1개당 몸값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해줬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내 몸값은 정해져 있다. 그런 마음을 가졌기에 전역하자마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던 거 같다”라며 “난 그저 전역 후 내 자리를 다시 차지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더 잘해서 몸값을 올리려는 생각은 없었다. 이미 내 가치는 정해져 있다”라고 덤덤한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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