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이 벌써 고참이 됐네'' 11년 만에 감독-선수가 된 이호준·박민우, 'NC 문화 만들기' 뜻 모은다
입력 : 2024.10.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선수 시절의 이호준 NC 감독(오른쪽)과 박민우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선수 시절의 이호준 NC 감독(오른쪽)과 박민우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때 최고참과 막내였던 이호준(48) NC 다이노스 신임 감독과 박민우(31). 이제는 감독과 선수로 만나게 된 가운데, 생각이 통하는 두 사람이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게 될까.

이 감독은 NC와 계약 후 24일 처음 창원NC파크를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민우는)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중요시하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주장을 했을 때 '어떤 걸 하지 말자' 이런 걸 잘 알 거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3년 만에 NC에 돌아오게 됐다. 그는 지난 22일 NC와 계약 기간 3년, 최대 14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계약 세부 내용은 계약금 3억 원, 연봉 9억 5000만 원(1, 2년차 3억 원, 3년차 3억 5000만 원), 옵션 1억 5000만원이다. 2022년 LG 트윈스 코치로 이동했던 그는 3시즌을 보낸 후 창원으로 컴백했다.

NC의 1군 진입(2013년)과 함께 역사를 시작한 이 감독은 2017년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창단 초기 팀의 기틀을 잡았다. 캡틴 역할을 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많았던 팀을 이끌며 '호부지'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7년에는 창단 최초로 은퇴 경기를 가진 선수가 됐다. NC 출신 1호 감독이 된 이 감독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NC 출신 선수로서 1호 감독이 된다는 게 너무 큰 영광이고 뿌듯하다"고 얘기했다.

선수 시절의 이호준 NC 감독(왼쪽 3번째)과 박민우(왼쪽 2번째).
선수 시절의 이호준 NC 감독(왼쪽 3번째)과 박민우(왼쪽 2번째).
당시 이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젊은 선수 중에는 박민우도 있었다. 휘문고 졸업 후 2012년 창단멤버로 입단한 그는 이듬해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통해 NC에 합류한 이 감독과 뛰었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2루수가 된 박민우는 이 감독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는 테이블세터 역할을 수행했다.

박민우는 지난 2019년 이 감독이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NC 타격코치로 복귀했을 때 "4~5년 전에 함께 해봤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된다. 노림수도 있으시고 배울 점도 많다. 많이 배우려고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이후로도 박민우는 이 코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감독은 계약 후 스타뉴스에 "보면서 '이놈이 벌써 고참이 됐네' 이런 생각도 들고, 그에 걸맞은 대우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박민우는 10년이 지난 사이 많은 성장을 이뤘다. 올 시즌에도 손아섭(36)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 후반기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24일에도 이 감독은 "박민우는 내가 선수 때 막내였는데, 가방이나 도구를 챙겨준 친구다. 대화가 잘 된다"고 웃으며 예전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타 팀에 있을 때도 계속 전화하고 얘기했다.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중요시하는 걸 알고 있다"며 주장 후보로 포수 박세혁(34)과 함께 언급했다.

NC 이호준 신임 감독이 24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이호준 신임 감독이 24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 감독과 박민우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바로 베테랑 선수가 팀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 감독은 "(고참들이) 야구 잘하는 건 기본이고, 좋은 문화를 만들어줬으면 한다"면서 "은퇴하기 전까지 좋은 문화를 만들면 이후에도 NC의 문화를 이어가는 게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참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먼저 나와서 하고 끝나고 모자라면 더 연습하는 것, 그런 문화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민우 역시 시즌 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원래 NC가 창단하고 내가 막내일 때, 김경문 감독님(현 한화 감독)이 계실 때 팀의 구조가 그랬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개인보다는 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들에게 이런 문화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어느 순간 조금씩 바뀐 건 사실이다"며 안타까워한 박민우는 "그 당시에는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나이였고, 나설 수 없어 안타까웠다. 이제는 팀에서 어느 정도 위치가 있기 때문에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그는 "개인적인 사람이 없고 다 팀을 위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개인적 성향이 강하다면 개인 스포츠를 해야 한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에게 이를 인식시켜주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힘줘 말했다.

현재 해외에 있는 박민우는 오는 31일 열리는 이 감독의 취임식 때 참석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고참들에게 1일날 다 나오라고 했는데, 박민우는 비행기표를 당겨서 온다고 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고참과 막내로 만났던 두 사람은 2025시즌 어떤 합을 보여주게 될까.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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