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선호 기자] 라팍포의 반격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4-2로 제압했다.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 박병호가 차례로 솔로포를 터트렸다. 팀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홈런이었다. 선발 데니 레예스가 7이닝 1실점 눈부신 투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2연패 후 1승을 올리며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3연승에 나서는 KIA는 박찬호(유격수) 소크라테스(좌익수) 김도영(3루수)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김선빈(2루수) 서건창(1루수) 김태군(포수) 최원준(중견수)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에 강한 박찬호를 그대로 리드오프로 기용했고 서건창을 다시 1루수로 내세웠다.
설욕의 1승에 도전하는 삼성은 김지찬(중견수) 류지혁(2루수) 강민호(포수) 디아즈(1루수) 김헌곤(좌익수) 박병호(지명타자) 김영웅(3루수) 이성규(우익수) 이재현(유격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KIA 좌완 선발 에릭 라우어를 맞아 우타자 이성규를 기용했고 디아즈를 4번에 배치했다.
초반 삼성 데니 레예스와 KIA 에릭 라우어의 투구에 관심이 쏠렸다. 레예스는 정규시즌 KIA를 상대로 2경기 평균자책점 8.31로 약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는 2경기 ERA 0.66 극강을 자랑했다. 반드시 반전 1승을 위해서는 레예스의 호투가 절실했다. 라우어는 한국시리즈에서 ML 36승의 클래스를 보여줄 것인지 눈길을 받았다.
투수전이었다. KIA는 1회 세 타자가 모두 내야땅볼로 물러났다. 2회초 1사후 나성범과 김선빈의 연속안타로 1,2루 기회를 먼저 잡았다. 그러나 서건창이 1루수 병살로 물러났다. 3회도 김태군 삼진, 최원준 삼진, 박찬호 3루 땅볼에 그쳤다. 4회도 삼자범퇴였다. 레예스에 강했던 리드오프 박찬호가 출루를 못하며 발걸음이 무거웠다.
삼성은 1회 김지찬과 류지혁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삼자범퇴였다. 2회말 1사후 김헌곤이 유격수 강습안타로 첫 출루했다. 박병호가 풀카운트에서 3루수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이닝을 마쳤다. 라팍의 홈런이 있었다. 첫 선발출전한 삼성 이성규가 한 방으로 영의 균형을 깼다. 3회말 1사후 라우어의 5구 가운데 높은 직구(147km)를 통타해 좌중월 125m짜리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홈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4회말은 강민호 삼진, 디아즈 1루 땅볼, 김헌곤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뽑을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KIA는 5회초 득점찬스에서 삼성 호수비에 막혔다. 나성범이 우전안타로 출루하고 보내기번트에 이어 서건창이 볼넷을 골랐다. 1사1,2루에서 김태군이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어진 최원준의 밀어친 2루타성 타구가 상대 좌익수 김헌곤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땅을 쳤다.
위기를 넘기자 또 다시 삼성의 라팍포가 터졌다. 5회말 박병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김영웅이 볼카운트 1-0에서 바깥쪽 148km짜리 직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2-0으로 달아나는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었다. 삼성 더그아웃은 환호성으로 넘쳐났다. 구자욱은 김영웅을 끌어안으며 축하했다. 특유의 라팍 한 방으로 1승 반격의 주도권을 갖는데 성공했다.
KIA는 6회도 선두타자 박찬호의 좌전안타로 추격기회를 잡았다. 시리즈 첫 안타였다. 소크라테스가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김도영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자동으로 스타트한 박찬호가 상대 2루수의 포구실책으로 살아났다. 곧바로 최형우가 풀카운트에서 우익수 앞 적시타를 날려 박찬호를 불러들였다. 1-2로 따라붙은 귀중한 적시타였다.
KIA는 불펜을 조기에 가동했다. 6회말 라우어가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우전안타를 맞자 곧바로 장현식을 투입했다. 삼성은 보내기번트로 추가점을 노렸으나 장현식의 위력적인 구위에 강민호 유격수 땅볼, 디아즈는 중견수 뜬공에 물러났다. 후반의 에측 불허의 한 점 차 승부로 이어졌다. 불펜이 약한 삼성은 레예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레예스는 KIA에서 가장 까다로운 김선빈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한 고비를 넘겼다. 서건창도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이어 김태군을 상대로 볼카운트 1-3에서 연속 스트라이를 던져 선채로 삼진을 잡아 주먹을 불끈 쥐었다. 2-1 리드를 지킨 혼신의 역투였다.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천적징크스를 털었다. 당당히 승리를 따내며 데일리 MVP에 올랐다.
삼성의 라팍포는 7회 무섭게 터졌다. 전상현이 구원투수로 나오자 김헌곤 좌월솔로포, 박병호 우월백투포로 두들겨 4-1로 달아났다. 1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전상현을 상대로 설욕의 백투백포였다. 박병호는 시리즈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라팍은 공식응원가 승리를 확신하는 엘도라도의 떼창이 울려퍼졌다.
KIA는 8회초 1사후 박찬호가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해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소크라테스가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삼성은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으나 김도영이 3유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날려 2-4로 추격했다. 그러나 최형우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잇지 못했다. 9회 2사 만루 역전찬스에서 박찬호가 3루 땅볼로 물러났다. 김재윤이 아웃카운트 4개를 잡고 진땀 세이브를 챙겼다. KIA는 8안타를 터트렸으나 응집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 같은 시각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는 1만1161명의 관중들이 입장해 응원을 보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