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조형래 기자] “내 영혼을 줄테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 지난 26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은 시리즈의 최대 분수령이었다. 광주 홈에서 2승을 먼저 챙겼지만 대구 원정 첫 경기였던 3차전에서 삼성의 홈런포 4방에 넉다운 됐다. 2승1패 상황에서 맞이한 4차전. 그런데 KIA는 경기 전 해결사 최형우의 선발 제외 소식이 알려졌다. 허리 통증으로 최형우는 선발에서 빠졌다. 이런 중요한 흐름에서 한국시리즈만 8번 경험했고 41경기나 출장한 단기전의 베테랑이 없는 것은 위기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KIA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9-2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3승1패를 마크했다. 이날 경기 MVP는 결정적인 만루홈런을 때려낸 김태군이 수상했지만, 소크라테스가 적재적소에서 해결해준 덕에 KIA는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
김태군의 만루포에 앞서서 3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소크타레스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3-0을 만들었다. 그리고 7-2로 추격을 당하던 6회에는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9-2로 달아났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홀로 4타점을 수확하며 김태군 못지 않은 영양가를 선보였다. 최형우의 공백을 소크라테스가 채운 셈.경기 후 소크라테스는 최형우의 공백에 대해 “사실 경기 전에 ‘빅초이(최형우의 애칭)’가 와서 ‘내 영혼을 줄테니, 내 몫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해줬다”라며 “그런 게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고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웃었다.
소크라테스는 2022년 처음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매 시즌 퇴출 위기에 몰렸다. 시즌 초반인 3~4월에는 힘을 못 쓰다가 5월부터 맹활약을 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소크라테스 스스로가 가장 답답했겠지만 구단도 심정은 비슷했다. 그런데 올해는 5월까지도 부진했다. 이대로 한국생활을 마무리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6월부터 ‘버닝’하기 시작했다. 다시 외국인 타자로서 중심을 잡아주기 시작했다. 결국 시즌 성적을 타율 3할1푼(552타수 171안타) 26홈런 97타점 OPS .875의 성적으로 마무리 했다. 올해가 ‘타고’ 시즌이라고 할 지라도 소크라테스는 KIA 유니폼을 입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소크라테스를 믿고 기다린 구단, 그리고 구단의 믿음에 보답하려는 소크라테스의 하모니가 비로소 발휘됐고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올해 시즌 초반 안 좋았을 때 스스로 확신을 갖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라며 “다행히도 팀에서 믿어주셨기 때문에 시즌을 마칠 때쯤 이렇게 챔피언을 향해 가고 있다.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저를 데려온 이유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 였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내가 보여주고 있어서 기쁘다고 생각한다”라며 “지난 2년 동안은 부상도 많아서 우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렸는데, 다행히 지금은 팀원 전부 하나가 돼서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정말 기쁘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KIA 유니폼에 대한 열망도 표현했다. 그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내년에도 KIA로 돌아오고 싶다”라면서 “일단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우승 반지를 끼고 다시 내년에 돌아오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