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혹시나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안 그래도 충격의 1패를 안고 치르는 대회, 이제 단두대에서 일본프로야구 최정상급 에이스를 깨뜨려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페이에 위치한 타이페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오프닝라운드 B조 1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패를 안고 오프닝라운드를 시작, 슈퍼라운드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한국은 선발 고영표가 2회 만루포와 투런포를 연달아 얻어 맞으면서 2이닝 6실점으로 충격의 조기 강판을 당했다. 이후 불펜진은 최지민-곽도규-김서현-유영찬-조병현이 올라와 6이닝을 무실점으로 철벽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타선이 3득점에 그치면서 초반 6실점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 진출이 목표인 한국 입장에서는 대만전 패배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대회 2연패를 노리면서 B조 최강 전력이라 평가받는 일본전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전을 패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팀들을 상대로 일단 많은 득점과 적은 실점을 하면서 모두 승리를 챙겨야 한다.
당장 14일 쿠바전이 중요해졌는데, 쿠바도 첫 경기인 도미니카공화국에 1-6으로 패했다. 쿠바도 이제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런데 쿠바는 벼랑 끝에서 버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내세운다. 바로 ‘쿠바 특급’ 리반 모이넬로(29)가 한국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모이넬로는 현재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최고의 외국인 투수다. 2017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특급 불펜으로 활약했다. 지난해까지 306경기 등판해 135홀드 40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반기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조기에 시즌을 마감한 뒤 올해 선발로 전향했다.
선발 전향은 대성공이었다. 25경기 등판해 163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 155탈삼진의 특급 선발로 거듭났다.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1위, 다승 4위, 탈삼진 4위, 이닝 8위 등 투수 기록 전부문에서 최정상급 활약을 선보였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투수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쿠바 특급이었다.
한국과 쿠바는 지난 11월 1~2일, 고척돔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고 한국이 각각 2-0, 13-3으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모이넬로가 없었던 팀이었고 또 경기를 치르면서 쿠바 타자들이 얼마나 감각을 되찾을지 모른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졌다는 것. 선발 요에니스 예라는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불펜진이 1이닝을 채우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레오단 레예스(⅔이닝 2실점 1자책)-헤오넬 구티에레스(⅓이닝 무실점)-크랭크 알바레스(⅔이닝 1실점)-얀키엘 마우리스(1이닝 3실점)-앤디 바르가스(⅓이닝 무실점)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경기 후반을 책임지지 못했다. 지난 2일 쿠바와의 평가전과 비슷한 흐름이었다.
어쨌든 모이넬로를 이겨내지 못하면 슈퍼라운드 진출의 자격이 없다. 한국 타선은 벼랑 끝 단두대에서 모든 것을 걸고 일본프로야구 평균자책점 1위 투수를 격파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대만전 김도영만 활발하게 활약했을 뿐, 타선이 단 3안타 3득점으로 침묵했기에 타선 조정, 벤치 멤버의 활용 등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이넬로와 맞서는 한국의 선발 투수는 다승왕 곽빈을 예고했다. 곽빈은 지난 1일 쿠바와의 평가전 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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