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한숨 ''감독은 투수교체 어렵다'', 3연투→'볼넷·볼넷·볼넷' 투수 왜 안 바꿨을까 [대만 현장]
입력 : 2024.11.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류중일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류중일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모든 것이 결과론이지만, 지고 나니 다 아쉽게 보인다. 류중일(61)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투수 교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3-6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전적 1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일본과 대만이 2승 무패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 함께 공동 4위에 위치하고 있다. 순위 싸움을 위해서는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이겨야 했던 일본과 대만전을 모두 패배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이날 한국은 경기 중반까지는 접전을 펼치며 선전했다. 올 시즌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1.38)였던 일본 선발 다카하시 히로토를 상대로 한국은 2회 초 박동원의 2루타와 이주형의 내야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고, 홍창기의 좌중간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2회 말 한국 선발 최승용이 쿠레바야시 코타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지만, 뒤이어 올라온 유영찬이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잘 버텨줬다. 그 사이 4회 초 공격에서 박동원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고, 5회에는 2사 3루에서 대타 윤동희의 좌중간 2루타가 나오면서 3-2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유영찬이 첫 타자 쿠와하라 마사유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후 코조노 카이토-타츠미 료스케의 좌타자 라인을 상대하기 위해 왼손투수 곽도규를 등판시켰다. 그는 코조노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곽도규(가운데)가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5회 말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곽도규(가운데)가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5회 말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타츠미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줬고, 모리시타 쇼타에게도 3볼을 먼저 던진 끝에 4구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때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투수교체 없이 그대로 끌고 갔다. 그러나 쿠리하라 료야에게도 9구 승부에서 끝내 볼넷을 기록했다. 리그에서도 없었던 3연투의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타자 마키 슈고 타석에서 투수를 이영하로 바꿨다. 하지만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한 마키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얻어맞으며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왔고, 순식간에 스코어는 3-4 일본 리드로 바뀌었다.

이어 7회 말에는 고조노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에서 4번 모리시타가 정해영의 실투를 받아쳐 좌중간 관중석에 떨어지는 2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일본은 멀찍이 달아났다. 한국에게는 '약속의 8회'는 없었고, 9회에도 따라가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5회 말의 투수 기용에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연투 여파로 흔들리는 투수가 볼넷 3개를 내주는 동안 교체를 하지 않았고, 뒤늦게 바꿔봤지만 끝내 역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영하가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5회 말 마키 슈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영하가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5회 말 마키 슈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경기 후 류중일 감독도 가장 아쉬웠던 장면에 대해 "감독은 투수 교체가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류 감독은 "이영하 선수의 투입을 (상대) 4번에 하느냐 6번에 하느냐, 한 타이밍 넘어간 것이 패인이다"며 자책했다.

한국의 불펜진은 앞선 2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13일 대만전에는 선발 고영표가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뒤 최지민(2⅔이닝)-곽도규(⅓이닝)-김서현(1이닝)-유영찬(1이닝)-조병현(1이닝)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음날 쿠바전 역시 홈런 2방을 내준 김택연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비자책으로 막았다.

하지만 일본전에서는 믿었던 구원진이 흔들리며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투수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다.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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