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미경 기자]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배우 유아인이 항소심 2차 공판에서 다시 한 번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19일 마약류관라에관한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의 2심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유아인은 이날 재판에 수의를 착용한 채 삭발한 머리로 출석한 가운데, 재판 중 부친상을 당한 것을 언급하면서 다시 한 번 선처를 호소했다.
유아인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유아인이 재력을 이용해 수사기관의 수사력이 닿지 않는 해외에서 대마를 흡연했다는 주장과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해 목격자들에게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주장에 대해 해명했다.
유아인 측은 “대중에게 기쁨과 감동을 중기 위해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해 수면장애를 겪고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배우로서 삶에 큰 타격을 입고 따가운 시선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라면서 유아인이 비연예인들과 비교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라며, “자신 때문에 아버지 병세가 악화돼 돌아가시게 됐다는 죄책감 속에 살아가야 하는데 이보다 더 큰 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아인 측은 앞서 지난 달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도 “법이나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위반한 게 아니다. 이미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극한의 상황에 몰린 상황에서 수면마취제에 대한 의존성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44회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 처방 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공범인 최 씨 등 지인 4명과 함께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 등도 받았다.
유아인은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 9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에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더불어 재판부는 80시간의 약물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추징금 150여만 원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기록에 나타난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향정신성 의약품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여서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아인이 약물 의존성을 솔직하게 말했고 노력을 계속하는 점, 동종 범행이 없고 벌금형 등 전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대마흡연,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 타인 명의 상습 매수 등은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나 수사가 시작됐을 때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내용을 지우라고 요구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처분을 했다.
재판이 끝난 후 검찰과 유아인 측 모두 양형 부담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고, 유아인 측은 첫 공판에서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