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축구] 첼시를 향한 고급인력들의 ‘골드러시’
입력 : 2012.06.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로만 아브라모비치 제국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 주제 무리뉴 시절 디디에 드로그바, 아르연 로번,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돈의 힘으로만 영입한 첼시 주위로 영광을 좇는 선수들이 북적거린다. 두둑한 연봉이 주는 매력도 있지만 2012년 유럽을 제패한 첼시는 그 자체로도 이제 좋은 향기가 나는 클럽이다. 무리뉴 감독과 같은 ‘매력남’ 없이도 말이다.

에뎅 아자르(21) 영입은 구단에 일어난 긍정적인 신호다. 그는 2010/2011, 2011/2012 릴OSC 소속으로 프랑스 리그1 최우수 선수상을 연속 제패한 거물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지난시즌 정규리그 38경기 20골 15도움을 기록했다. 시즌을 마치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홋스퍼가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고심 끝에 첼시를 택했다. 첼시는 연봉 대우, 구단 환경, 우승 가능성 등 기준 세 가지를 모두 통과한 팀이었다. 지난시즌 맨체스터시티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내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승 가능성에 비해 심리적 부담이 크고, 맨체스터시티는 고액 연봉에 비해 전통이 부족하다. 2000년대 들어 신흥강호로 부각되어 2011/2012 시즌 유럽을 제패한 첼시가 정규리그 성적은 두 맨체스터 클럽에 뒤쳐졌지만 인기투표에선 승리했다.

‘거부’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의 자본력을 등에 업은 맨체스터시티에 가려 눈에 띄지 않았지만 최고를 향한 첼시는 꾸준히 즐겨찾기에 담긴 선수 구매에 성공했다. 스페인 대표 페르난도 토레스(28)와 후안 마타(23), 스페인 청소년 대표 오리올 로메우(20) 브라질 대표 하미레스(23)와 다비드 루이스(25), 포르투갈 대표 하울 메이렐리스(28), 벨기에 대표 로메루 루카쿠(19)와 티바우트 쿠르토이스(20), 잉글랜드 대표 대니얼 스터리지(22)와 게리 케이힐(26). 이십대 초중반으로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은 더 큰 유혹을 뒤로 하고 파란 유니폼을 입었다. 여기에 올 여름 아자르를 비롯해 독일의 호날두로 불리는 마르코 마린(23)도 영입에 성공했다. 브라질 공격수 헐크(26, FC 포르투)와 네덜란드 라이트백 반 더 비엘(24, 아약스) 영입에도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의 스쿼드는 차기 첼시 사령탑이 선수 구성에 꽤나 애를 먹을 정도로 막강하다. 7년 간의 생활을 청산하고 팀을 떠난 디디에 드로그바의 ‘신적인’ 활약은 그리울지 모르지만 살로몬 칼루, 플로랑 말루다, 요시 베나윤과 같이 현 스쿼드 상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아저씨’들은 젊은 ‘총각’들의 풋풋함에 가려 공백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헐크, 반 더 비엘의 영입이 이루어지고 첼시의 전매특허인 4-3-3 포지션을 기본으로 할 때를 가정하면 원톱 공격진에만 헐크, 토레스, 루카쿠 등 후보가 셋이다. 공격 3에 해당하는 윙어 자리에도 마타, 아자르, 마린, 스터리지 등이 뛸 수 있다. 멀티 플레이어 하미레스를 비롯하여 첼시가 전략적으로 키우는 조쉬 멕에크란과 가엘 가쿠타까지 1군 스쿼드에 포함한다면 공격 진영을 누빌 선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베테랑들이 가득한 수비진의 안정감과 공격진의 화려함을 안아 무리뉴 시절의 아성에 도전해도 좋을 법하다.



하지만 제 아무리 좋은 보석을 지녀도 그 가치를 알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첼시의 마지막 퍼즐은 명장이다. 드로그바보다 어린 안드레 비아스보아스 감독 체제로 뼈저린 실패를 맛보고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새로 얻은 보석은 돌멩이에 지나지 않는다. 커리어만으로 선수들의 존경심을 얻고, 개성 강한 다국적 선수들에게 애단심을 투여하고, 매경기 냉철한 상황 판단을 보이며 적재적소의 언론 플레이로 팀 사기를 끌어 올리는 그런 명장이 필요하다. 주제 무리뉴가 불가능하다면 지금이 주젭 과르디올라 전 FC 바르셀로나 감독을 데려올 적기다. 1년 쉬겠다는 그를 어떤 수를 써서라도 데려와야 첼시 제국이 완성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최전성기를 이끌며 유럽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글=윤진만 기자
사진=에뎅 아자르(위), 과르디올라 감독(아래) ⓒJoe Toth-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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