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박지성, '강팀 킬러-주장 품격' 증명
입력 : 2012.09.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캡틴 박지성(31)은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2005년 맨유 입단 이후 8년째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은 생애 12번째 첼시전에서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 좌측면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공수에 걸쳐 무한 활약을 펼쳤다. 90분 동안 마크 휴즈 QPR 감독이 왜 자신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는지 실력으로 보여줬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맞이한 역습 상황에서 동료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 받은 박지성은 좌측 대각선을 향해 예리한 패스를 건네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14분 좌측면에서 공을 빼앗아 공격수 바비 자모라에게 공을 연결해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19분 파비우가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난 시점에선 레프트백으로 잠시 위치를 옮겨 수비에 일조하기도 했다.

후반전에는 '세개의 심장'이라는 별명에 맞는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10분까지는 박지성의 '쇼타임'이었다. 3분 수비 진영에서 상대팀 미드필더 하미레스를 그림자 마크해 홈 팬들의 열띤 박수를 받았다. 4분에는 공격 진영에서 맥키의 터닝슛을 도왔고, 9분 좌측면 돌파로 상대를 위협했다. 1분 뒤는 에스테반 그라네로의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A매치 여파로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첼시가 기세를 올려 공격 빈도를 높이자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하미레스, 이바노비치 등 첼시의 우측면 포지션의 선수들은 박지성의 존재 때문에 제대로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공이 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박지성이 있었다.

박지성은 그간 FC바르셀로나, AC밀란, 리버풀, 첼시, 아스널 등 강호와의 경기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객관적인 팀 전력이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는 팀과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도 박지성에겐 부담스럽지 않은 듯했다. 2012년 여름 QPR로 이적해 정규리그 3라운드까지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그는 첼시전에선 '물 만난 고기' 마냥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강팀 킬러'의 자격을 증명했다.

경기 후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박지성은 경기 전에는 의리남, 주장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QPR 수비수 앤톤 퍼디낸드가 이날 인종 차별 혐의를 받은 첼시 주장 존 테리와 악수를 하지 않겠다고 경기 전 얘기했는데 주장인 박지성도 테리와의 악수를 아꼈다. 앤톤이 자신이 이끄는 팀 수비수고, 2005~2012년 한솥밥을 먹은 리오 퍼디낸드의 친동생이기 때문이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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