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3역' 박지성 출전은 '신의 한수'
입력 : 2013.03.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 대한민국 축구 팬들 중 기쁨의 눈물을 흘린 사람도 꽤 많았을 것이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퀸즈 파크 레인저스). 그가 드디어 해냈다.

박지성은 3일(한국시간)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턴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12/2013시즌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32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2-1 승리로 이끌었다.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을 돌파해 사우샘턴의 일본인 수비수 요시다 마야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이 중앙 공격수 제이 보스로이드에게 연결됐고, 그는 가볍게 발을 갖다 대 골네트를 흔들었다.

프리미어리그 2호이자 올 시즌 통산 3호 도움이었다.

잉글랜드 언론들은 대부분 이 경기에 박지성이 선발로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해리 레드냅 감독은 그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깜짝 출전시켰다. 박지성이 이 포지션에 출전한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의 주 위치는 왼쪽 혹은 중앙 미드필더다.

하지만 레드냅 감독은 그를 오른쪽에 내보냈다. 박지성의 옵션은 크게 3가지였다.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아담 랄라나의 행동 반경을 좁히고 ▲왼쪽 풀백 다니엘 폭스의 전진을 저지시키며 ▲중앙과 왼쪽을 넘나들며 공격을 만들어가는 미드필더 잭 코크를 무력화시키라는 것이었다.

레드냅 감독의 실험은 정말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랄라나는 왼쪽 측면에서만 움직였을 뿐 한참 좋을 때 중앙으로 날카롭게 침투하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폭스는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에게 기대했던 대로 하프라인을 거의 넘어서지 못하고 묶여버렸다. 그러다보니 사우샘턴은 측면 공격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코크는 역시 팀의 핵심 멤버답게 공격과 수비를 잘 조율했다. 그러나 박지성이 오른쪽과 중앙을 두루 넘나들며 코크를 견제한 탓에 예전의 위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ESPN 사커넷의 컴퓨터 분석을 보면 박지성은 이날 선발 포메이션 상으로는 우측 미드필더였지만 실제로는 올라운드 미드필더였다. 경기 후 컴퓨터가 자동으로 집계한 ‘에버리지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또한 그의 히트맵에 나온 볼 터치 위치를 봐도 하프라인 뒤쪽 그라운드 전체를 넘나들었음을 알 수 있다.

박지성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동료들을 탄탄히 뒷받침했기에 QPR이 정말 귀중한 1승을 올릴 수 있었다.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을 우측 미드필더로 선발 기용했던 건 정말 ‘신의 한수’였다.


사진=Kieran McManus/BPI/스포탈코리아, ESPN 사커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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