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긱스처럼 될까. 긱스를 넘어설까
입력 : 2013.03.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선수는 단연 가레스 베일(24, 토트넘)이다. 워낙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주기에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과연 웨일스 대표팀 선배 라이언 긱스(4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넘어설 수 있을까.

베일이 이끄는 웨일스 대표팀이 23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든파크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최종예선 A조 스코틀랜드와 경기를 치른다.

현재 웨일스는 1승 3패 승점 3점으로 5위다. 현재 벨기에와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2위인 크로아티아와는 승점 7점차. 만약 웨일스가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2위까지 오르려면 남은 6경기에서 5승 이상을 올려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일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이건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바로 웨일스 선배 긱스의 모습과 판박이다.

긱스는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로 1991년 3월 2일 1군 무대에 데뷔해 지금까지 맨유에서만 933경기에 출전해 168골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맨유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이다.

그러나 긱스는 천재적인 재능과는 월드컵 무대에는 뛰어본 적이 없다. 웨일스 대표팀이 워낙 약체라 본선에 오를 기회가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비운의 스타였다.

긱스는 잉글랜드 대표로 뛸 수도 있었지만 고향인 웨일스 대표팀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은 아름다웠지만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채 2007년 대표팀의 주장을 크레이그 벨라미(34, 카디프 시티)에게 넘겨주며 오랜 대표팀 생활을 마감했다.

긱스의 아쉬움은 직속 후계자 베일이 이어간다. 베일의 최근 플레이를 보면 긱스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날카로운 슈팅, 정확한 크로스 그리고 왼발잡이까지. 모든 것이 닮았다.

2007년 여름 토트넘에 입단한 베일은 처음에는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의 공격 본능은 숨길 수 없었고 2010/2011 시즌부터 측면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측면 공격수 베일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강력한 왼발 슈팅과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들을 무너트렸다. 특히 베일의 공격력은 이번 시즌에 폭발했다. 측면 공격수지만 26경기에 16골 5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런 활약에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빅클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기록으로 본 두 선수는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2013년 3월 1일을 기준으로 당시 긱스가 베일의 나이였을 때 리그 189경기에서 42골을, 대표팀에서 21경기서 5골을 기록했다. 베일도 만만치 않다. 리그에서 167경기에 나서 41골을 기록하고 있고 대표팀에서는 36경기에서 10골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유럽무대, 리그컵, FA컵 활약도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베일과 긱스의 다른 점을 찾자면 웨일스 대표팀에서의 활약. 베일은 웨일스 대표 최연소 출전기록과 최연소 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기에 베일의 가치와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벌써부터 유럽 전문가들은 베일을 "웨일스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로서 웨일스 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만에 하나 기적이 일어나서 월드컵에 진출한다면 베일은 긱스를 넘어서는 것이다.

현 웨일스 대표팀에는 애런 램지(23, 아스널), 벨라미, 애슐리 윌리엄스(29, 스완지 시티) 등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만약 본선에 나간다면 이들과 함께 더 높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스코틀랜드전에서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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