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저주? 오언과 토레스의 평행 이론
입력 : 2013.03.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 지난 19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34)이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오언의 은퇴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지만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힘없이 축구계를 떠나는 오언의 모습에서 페르난도 토레스(29, 첼시)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언과 토레스는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였다. 물론 조건이 붙는다. 리버풀의 붉은 옷을 입었을 때를 가정해야만 한다.

오언은 1996년 리버풀에 입단해 2004년까지 리버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리버풀 소속으로 통산 297경기에 나서 158골을 기록했고 리그 컵, FA 컵, UEFA컵의 우승을 견인하며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3/2004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오언은 36경기에 출전 13골을 기록했다. 물론 적은 골수는 아니지만 리버풀에서의 활약을 봤을 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레알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오언은 결국 뉴캐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토크를 거치며 34살이라는 비교적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리버풀을 떠나면서 잦은 부상과 급격히 떨어진 폼이 결정적 이유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레스의 행보도 오언과 다를 바 없다.

애틀렌티코 마드리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토레스는 소속 팀에서 214경기에 출전하며 82골을 넣으며 유수의 빅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2007년 리버풀로 이적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토레스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토레스는 리버풀로 이적해서는 65골(102경기)을 기록했다. 경기당 0.64골.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자랑하며 스트라이커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순간 속도와 타고난 골 결정력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반열에 오를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겨울, 리버풀의 붉은 옷을 입고 뛰던 금발의 소년 토레스는 푸른 첼시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때부터 토레스의 악몽은 시작됐다. ‘세기의 이적’이라 불리며 수많은 관심을 받았던 토레스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첼시 이적 후 그가 낸 성적은 28골(113경기). 기존의 화려한 전성기를 생각해보면 실망스런 수치다. 골수도 문제지만 경기력도 문제였다. 특히 오픈 찬스에서도 자주 골 찬스를 놓치며 많은 축구 팬들로부터 전성기가 끝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이렇듯 오언과 토레스는 리버풀을 떠나며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둘은 수려한 외모, 잦은 부상,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위해 리버풀을 떠난 것 등 소름끼칠 정도로 닮아있다. ‘평행이론’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이제 오언은 떠났고 토레스만 남았다. 토레스가 리버풀의 저주 아닌 저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축구 커리어를 펼칠 수 있을까?

사진=ⓒBPI/스포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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