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리포트] 폭탄 터지는 레바논, 번화가는 불야성 ‘두 얼굴’
입력 : 2013.06.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베이루트(레바논)] 김성진 기자= A대표팀의 레바논 원정경기를 앞두고 불거진 문제는 경기력이 아닌 안전이었다.

대표팀은 4일 밤(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레바논 대표팀을 상대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른다. 그런데 얼마 전 레바논 주재 한국대사관 인근에서 폭탄이 터지는 일이 벌어지면서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게다가 레바논 시아파 헤즈볼라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이들과 아사드 대통령 반대 세력간에 유혈 충돌도 벌어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레바논 원정 응원을 포기했다. 대한축구협회도 레바논 출장 인원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1일 도착한 레바논의 첫 느낌은 ‘평온’ 그 자체였다. 레바논 국제공항 입국장 앞에는 택시들이 줄지어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었다. 거리도 활기가 넘쳤다. 레바논 현지인들의 표정에서는 폭탄 테러와 유혈 충돌은 남의 나라 일인 듯 보였다. 레바논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폭탄 테러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얼굴이었다. 경기가 열리는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인근에서 수류탄이 터진 일을 묻자 “그런 일이 있었냐”며 반문할 정도였다.

현재 레바논에는 100여명의 한인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도 “일상 생활의 하나로 생각한다”며 덤덤한 반응을 나타냈다.

밤이 되자 레바논은 ‘중동의 파리’라는 수식어답게 화려하게 변했다. 온갖 네온사인에 젊은 남녀들이 번화가로 쏟아져 나왔다. 길거리는 수많은 차로 꽉 막혔다. 과연 폭탄 테러가 일어난 그곳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 모습을 보니 외국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떠올랐다. 북한의 핵도발에 외국인들은 걱정을 하지만 한국인들은 무덤덤한 반응을 나타낸다. 레바논의 현재 모습이 딱 그것이었다.

하지만 숙박 업소들은 예약이 취소되는 일이 증가했다. 대표팀 숙소 맞은 편의 호텔은 거의 대부분 객실의 불이 꺼져 있었다. 현지 교민들도 최악의 불경기라며 우려를 보내고 있었다. 분명 경제적인 부분의 영향은 발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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