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윌킨슨, ‘닥공’ 전북 지키는 호주産 통곡의 벽
입력 : 2013.10.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완주] 김성진 기자= 전북 현대는 최강희 감독 복귀 후 닥공(닥치고 공격)의 부활을 알렸다. 특유의 화끈한 공격력이 되살아나면서 승승장구했고 중위권에 처졌던 순위는 어느새 2위까지 올라가 포항, 울산과 치열한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FA컵 결승에도 올라 포항과 우승컵을 놓고 격돌할 예정이다.

닥공의 부활에는 분명 최강희 감독의 복귀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 그러나 수비의 안정이 없었다면 닥공의 부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 복귀 전인 6월 26일 수원전까지 K리그 클래식 14경기에서 24실점을 했다. 경기당 1.7실점으로 매 경기 2골 가까이 내준 셈이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 복귀 첫 경기였던 6월 30일 경남전 무실점을 시작으로 지난 9월 29일 수원전까지 16경기에서는 13실점만 했다. 경기당 0.8실점으로 이전 14경기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또한 14경기에서 무실점 경기는 단 2경기였던 것에 반해 이후 16경기에는 무실점 경기가 8경기나 됐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파비오 코치가 목표했던 ‘닥수(닥치고 수비)’가 이루어진 것이다.

전북이 안정된 수비를 갖추게 된 요인은 호주 출신 중앙 수비수 윌킨슨(29)의 공이 가장 컸다.

윌킨슨은 지난해 여름 호주 A리그의 강호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센트럴 코스트의 주장을 역임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수비수였다. 하지만 전북 이적 후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아예 백업 수비수로 전락했다. 최강희 감독이 복귀하기 전까지 그가 뛴 K리그 클래식 경기는 단 3경기였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 복귀 후 1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2골 2도움을 올리며 공격력을 갖춘 전천후 수비수의 능력도 과시했다.

존재감이 사라졌던 백업 수비수에서 전북의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윌킨슨. 이제는 전북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전북 팬들은 그의 이름과 벽을 뜻하는 ‘wall’을 합쳐 ‘월킨슨’이라고 부른다.

전북의 닥공을 지키는 윌킨슨을 지난 3일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그는 최근의 활약에 너무 만족해하며 전북의 K리그 클래식 우승에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 최근 좋은 경기를 해 기분이 좋을 듯 한데?
현재 팀이 잘 되고 성적도 좋았다. 8경기가 남았는데 8경기가 지난 뒤 챔피언이 되면 더 행복할 것 같다.

- 최강희 감독 복귀 후 좋은 활약이 이어지고 있는데?
최강희 감독님께서는 나를 영입하지는 않으셨지만, 최강희 감독님에 대해 알고 있었다. (최강희 감독님의) 첫 번째 경기에서 이기면서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 수비수는 연속적으로 뛰면 어느 정도 정착을 하게 된다. 큰 실수 없이 연속적으로 뛰면서 정상궤도에 오른 것 같다. 최강희 감독님께 감사하다.

- 최강희 감독이 오기 전 1년의 시간 동안 좋은 활약이 없었는데?
처음 K리그에 왔을 때는 호주의 시즌이 종료됐을 때였다. 반면 K리그는 시즌 중이었다. 내 몸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였다. 초반에 인상적이지 못하면서 (당시 팀을 이끌었던) 이흥실 감독대행의 신임을 못 받은 것 같다.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님이 오신 뒤 기회가 왔다.

- 안정된 수비와 함께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지원하는 능력도 돋보이는데?
수비수는 수비에 집중해야 하지만 작년보다 패스 루트가 많아졌고 유기적인 패스를 하게 됐다. 김기희나 이재명도 패스를 달라고 한다.

- 팬들이 월(wall)과 윌킨슨을 합쳐 월킨슨이라 표현한다. 호주 국기도 흔드는데 아는가?
전북 서포터스는 매우 열정적이고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선수와 서포터의 관계도 좋다. 호주 국기를 흔들어 매우 기분이 좋다. 열심히 하겠다.

- 전북에서 1년 넘는 시간을 보내면서 현재 최강희 감독을 비롯해서 이흥실, 파비오 감독대행 등 3명의 감독을 겪었다. 어떤가?
1년 동안 감독이 3번 바뀌었지만 전 세계 어느 팀에서나 있을 수 있다.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최강희 감독님 복귀하셨는데 전북의 전설적인 감독님이라는 것을 익히 들었다. 최강희 감독님 밑에서 오랫동안 뛸 것 같아 기분 좋다.

- 전반기에 출전 기회가 적었을 때 케빈이 의지가 됐을 것 같은데?
케빈도 처음에는 경기를 뛰지 못했다. 서로 영어로 대화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서로 돕고 더 친해지게 됐다. 케빈은 정상급 공격수다. 나도 주전 수비수로 뒤고 있는데 서로 도우면서 계속 같이 뛰고 싶다.

- K리그 클래식에서 상대하기 힘든 공격수는 누구인가?
울산의 김신욱은 신장이 크고, 하피냐는 빨라서 막기 힘들다. 김신욱과 하피냐가 서로 돕는 플레이는 수비를 어렵게 한다. 서울의 하대성은 패스가 좋다. 하대성의 패스는 어디로 향할 지 판단하기 어렵다.

- 전북 공격수들은 어떤가?
이동국은 K리그의 레전드다. 케빈도 굉장한 선수다. 이동국의 부상 회복을 바라고 있다. 이동국과는 연습에서 만나지만 상대로는 만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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