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보다 벤트너를 선호하는 벵거의 속내는?
입력 : 2013.10.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어떤 사람이든 좋은 추억이 있는 장소와 물건은 쉽게 잊기 어렵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골을 기록한 선수를 아무리 폼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쉽게 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런 것들이 현재 박주영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바로 니콜라스 벤트너와의 경쟁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지난 26일 웨스트 브로미치의 리그컵 경기에서 벤트너를 선발 출전시켰고 결국 이날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벵거 감독은 “경기 내내 벤트너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고에 오를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며 극찬했다.

극찬의 이유는 있었다. 현재 벤트너의 몸 상태가 예전 같지는 않더라도 2005년 아스널에 입단해 중요한 경기에서 가끔씩 골을 터트렸던 벤트너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벤트너는 입단 당시 아스널의 미래를 이끌어갈 공격수라는 기대를 받았고 2007/2008시즌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특히 벤트너는 리버풀,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등과 같은 빅매치에서 극적인 골들을 기록하며 벵거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후반 조커로 기용돼 많은 골들을 넣었다. 그중 2009/2010시즌 FC포르투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한 장면은 벵거의 신임을 받기에 충분했다.

비록 선덜랜드, 유벤투스 등으로 임대를 떠나기도 했지만 그의 나이는 아직 25세. 충분히 부활의 가능성이 있다고 벵거 감독은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박주영은 상황이 다르다. 프랑스에서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아스널에 입단했지만 컵대회에서 골을 제외하고는 벵거 감독에게 보여준 것이 없다. 오히려 그의 나이로 봤을 때 완성형 선수로 곧장 활약해주기를 바랬지만 잉글랜드 무대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결국 박주영은 셀타비고로 임대를 갔다 왔지만 여전히 그의 자리는 없었다. 사실 현재 폼이나 실력 그리고 국내 팬들의 기대를 봤을 때 벤트너보다는 박주영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벵거 감독은 박주영의 실력을 눈으로 보지 못했고 벤트너는 오랜 시간 함께 했다.

결국 이런 것들이 벤트너와 박주영의 입지차이를 만들었고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회가 아주 없지는 않다. 벵거 감독도 박주영의 프랑스에서의 활약상을 잘 알고 있고 최근 구단 홈페이지를 위해 프로필을 새로 촬영했다. 여기에 선수 본인도 주전 경쟁을 끝까지 하겠다고 선언했다.

남은 것은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는 것. 이것이 아스널에서 박주영의 미래를 결정한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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