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 미스터리] 몰리나, ACL 결승전에서 무슨 일이?
입력 : 2013.11.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데몰리션’ 콤비라 불리며 FC서울의 공격을 책임졌던 몰리나(33).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서 그의 왼발 킥은 빗나갔고 팬들은 그를 향해 많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과연 ‘공격 포인트 제조기’ 몰리나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과연 몰리나는 이런 엄청난 비난을 받을 만큼 올 시즌 활약이 저조했을까?

서울은 9일 오후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광저우와 결승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1차전 2-2 무승부가 발목을 잡아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아쉬운 준우승. 특히 이날 경기에서 90분 동안 풀타임 활약했던 서울의 ‘에이스’ 몰리나의 부진이 결국 서울의 발목을 잡았다. 고비 때마다 한 방씩 터트려주는 골 결정력과 정확한 왼발 킥은 아쉽게도 이날 볼 수 없었고 데얀이 한 골을 기록했지만 결국 역전승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특히 이날 세트피스를 담당한 몰리나의 왼발 킥은 대부분 빗나갔다. 수차례 코너킥과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한 차례를 제외한 모든 킥들이 짧거나 서울 선수들의 위로 지나갔다. 경기 막판에는 중요한 두 번의 코너킥 찬스가 높게 뜨며 데얀과 아디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경기 후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에 ‘몰리나’가 순위에 오르며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했고 몰리나 대신 다른 선수의 투입을 했어야 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1-1 무승부면 우승의 꿈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서울의 힘을 믿었고 ‘서울 극장’이 열리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불과 몇 분전만 하더라도 몰리나의 강력한 왼발 킥이 서울을 구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만큼 몰리나가 가진 스타성과 중요한 순간에 한 방 터트려주는 해결사 능력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경기 후 현장에서는 ‘내가 감독이어도 몰리나는 쉽게 못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울에서 차지하는 몰리나의 비중은 컸다.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만 봐도 몰리나의 활약상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그는 13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도움 1위를 차지하고 있고 7골 13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몰리나 ACL 결승전에서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다른 선수를 투입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몰리나는 올해 한국 나이로 34세다. 여기에 올 시즌 서울은 리그, ACL, FA컵 등에 참가했고 대부분의 경기에 몰리나가 나섰다. 특히 서울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 원정을 경험했고 20대의 선수들도 체력 문제를 호소할 정도로 힘든 일정을 보냈다. 이런 이유로 몰리나도 체력 문제를 노출했고 결국 부진으로 이어졌다.

또한, 서울의 대부분의 세트피스는 몰리나가 담당한다. 몰리나를 뺄 수 없는 이유도 여기 있다. 현재 서울에는 몰리나 외에는 세트피스를 담당할 선수가 거의 없다. 왼발에 김치우가 있지만 후반 막판 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에 강점이 있는 김치우를 넣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었다.

모든 것은 결과론이다. 결과적으로 몰리나는 끝내 터지지 않았고 이것이 비난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동안 몰리나가 보여준 플레이와 기대감은 막대했고 경기 종료까지 ‘서울 극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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