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카드' 둘러싼 논란,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입력 : 2013.12.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통일교 색채를 벗고 시민구단으로 새 출발하는 성남FC의 초대 사령탑에 백전노장 승부사 박종환(75) 감독이 선임됐다. 그 동안 몇몇 인물들을 놓고 저울질했던 성남시의 선택은 결국 스타성과 지도력을 겸비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은 박종환 카드로 마무리됐다.

성남시 측은 이를 두고 "(박종환 감독이) 성남 축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카드인데다가 검증된 지도력을 갖춘 지도자로 최적의 인물"임을 강조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상황에서 확실한 이름값을 가지고 있고,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적임자로 박 감독을 선택한 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려와 아쉬움의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다. 먼저 창단 후 기존의 종교적인 색채를 지우고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함께 새로 출발하려는 상황에서 일화 시절의 간판 지도자격이었던 박종환 감독이 과연 최적의 인물이었나 하는 점이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해 운동장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나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다.

또 박 감독이 일화의 전성기를 이끌던 때는 1990년대 중반으로 이는 벌써 20년 전 일이다. 대구FC 사령탑을 끝으로 7년간이나 현장을 떠나 있었다는 핸디캡을 무마시킬 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올 시즌 팀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끈 안익수 감독이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구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열었던 신태용 전 감독이 더 적임자였다.

흘러간 세월과 나이의 많고 적음만을 가지고 박 감독의 사령탑 선임이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성남시민축구단 태스크포스(TF)팀의 결정에 아쉬움의 말들이 뒤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익명의 축구자 관계자 역시 "역사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던 성남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바로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박종환 감독 역시 훌륭한 지도자인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새롭게 첫 발을 내딛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감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제 새 수장 임명 작업도 끝이 났고, 나머지는 박종환 감독의 숙제로 남겨지게 됐다. 이제 성남은 시민구단이 됐고 구단 지원도 예전만 못하다. 당장 내년에 대단한 성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문제는 성남시의 기대치에 믿고 뽑은 박종환 감독 카드가 얼마나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모든 논란을 딛고 7년 만에 K리그 지휘봉을 쥔 백전노장 승부사가 과연 어떤 '성남'을 그려내질 흥미롭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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