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모스크바 리포트] '첫 상대' 러시아, 한국은 정말 안중에도 없나
입력 : 2014.04.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전력의 우와 열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의 행보와 러시아 축구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해야 할 시기다. 적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적진으로 들어가야 하는 법. 월드컵을 목전에 둔 지금 <스포탈코리아>가 현지에 방문에 염탐 작전에 들어갔다. 이른바 ‘에따 라시야(эта россия 이것이 러시아)’다.

[스포탈코리아=모스크바(러시아)] 김성민 기자= 한국은 정녕 안중에도 없는 것일까?

러시아 대표팀이 지난 15일 월드컵 본선까지의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대비한 평가전과 출국 일정이 주요 골자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러시아의 행보를 오만으로 표현하고는 한다. 러시아의 평가전 상대가 유럽 2개국과 아프리카 1개국인 까닭이다. 지리학적으로만 접근하면 슬로바키아와 노르웨이전은 벨기에를 대비하는 평가전이다. 모로코는 같은 북아프리카국인 알제리를 대비한 모의고사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과 러시아와의 경기는 조별 예선 첫 경기다. 월드컵 직전 갖는 평가전 비중의 1차전을 대비하는 것이 관례라는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의 최근 행보는 의문점이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한국을 대비한 평가전을 갖지 않는 것일까. 정말 한국은 러시아에 안중에도 없는 걸까. 러시아 현지에서는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은 가장 잘 아는 팀..이란과 평가전 시도

파비오 카펠로 감독 또한 한국전을 중요하게 여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이지만서도 월드컵은 토너먼트전이다. 변수가 많다. 이런 이유에 카펠로 감독은 한국전을 대비해 이란과의 평가전을 추진하고자 했다. 아시아 국가 중 이란이 한국과 비슷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 최종 모의고사를 치르기 위함이었다. 이란측의 거절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한국전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란과의 평가전은 무산됐지만 현지에서는 러시아의 한국전 준비 완성도가 벨기에, 알제리에 비해 높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스포츠 유력지 ‘스뽀르뚜 익스쁘레스’의 축구 팀장은 러시아의 최근 행보를 이렇게 분석한다.

“러시아가 일본과 평가전을 가졌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그 평가전이 한국전을 대비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지리학적으로 평가전의 목적을 지레 짐작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슬로베키아가 벨기에와 전혀 다른 팀 컬러를 갖고 있는 것은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오히려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하다. 이미 러시아는 한국과 한 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또한 카펠로의 절친이자 한국을 잘 아는 알베르토 자케로티 감독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한국에 대한 정보량이 가장 많은 셈이다. 같은 조별 예선 상대지만 알제리의 경우는 한국과 다르다. 카펠로 감독은 한국과 달리 이제야 알제리에 대한 분석을 들어갔다. 알제리를 겨냥한 모로코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에 잡은 것도 준비보다는 점검의 성격이 크다. 이미 한국은 지난해 평가전을 통해 연구했고, 분석했다. 카펠로 감독은 한국을 잡지 못하면 조별 예선 통과가 힘들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조직력의 싸움.. H조, 러시아-한국이 ‘key’

선수의 면면으로만 볼 때 H조 최강은 벨기에다. 하지만 월드컵은 다르다. 조직력이 더 중요시 된다. 이런 이유에 러시아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이 조별 예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벨기에 선수들은 강하다. 그러나 벨기에라는 팀이 최강이라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 지난해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패한 벨기에의 조직력은 기대 이하였다. 선수들의 실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최강이라 할 수는 없다. 러시아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는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에 올라간 것이 조직력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는가.”

“한국은 러시아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선수단 구성에서 다른 팀들보다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도 없다. 그 어떤 선수가 에당 아자르(이하 벨기에), 빈센트 콤파니 보다 뛰어나다고 말 할 수 있나. 결국 한국과 러시아는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한국전의 결과도 이런 측면에서 결정될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장점인 수비 조직력을 속도가 좋은 한국 공격진이 어떻게 뚫어 내느냐. 반대로 세트피스에 약한 한국의 약점을 러시아가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날 것이다. 지난 평가전서 2-1로 러시아가 승리 했지만, 그것으로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당시 러시아가 1.5군의 전력으로 나서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한국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때보다 단점을 얼마나 보완했느냐가 조별 예선의 첫 경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날 경기의 결과가 H조 양상을 흔들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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