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선수 최다 보유팀' 시애틀, 경기 보이콧 결정···선수단도 적극 지지
입력 : 2020.08.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흑인 선수들을 보유한 시애틀 매리너스가 선수단 합의 하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2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시애틀의 경기가 전격 연기됐다. 원정팀 시애틀이 먼저 제의했고, 홈팀 샌디에이고도 동의했다.

오늘 미국프로농구(NBA)도 플레이오프 3경기를 연기한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도 보이콧이 이어졌다. 또 한 번 불거진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이 이유다.

지난 24일 미국 위스콘신주 케노샤에서는 흑인 제이콥 블레이크(29)가 경찰들에게 과잉 진압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동네 주민 간의 갈등을 중재하고 자신의 차 안으로 돌아가는 블레이크를 미국 경찰이 총을 들고 멈출 것을 경고했고, 블레이크는 이에 불응했다. 그 후 경찰은 비무장 상태의 블레이크에게 7차례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을 블레이크의 세 아들이 차 안에서 지켜봤다는 것이 알려져 미 전역에 충격을 안겼다. 블레이크는 목숨은 건졌지만 평생 하반신 불구로 살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건이 일어난 위스콘신주의 연고 팀인 밀워키 브루어스가 가장 먼저 보이콧을 선언했고, 시애틀이 뒤를 따랐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흑인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MLB 팀이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에 따르면 시애틀은 개막전 로스터에 10명의 흑인 선수들이 포함했고, 대체 캠프에 있는 선수까지 세면 12명의 흑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14팀이 2명 이하의 흑인 선수를 보유한 것에 대비된다. 특히 아메리칸 리그 중부 지구와 내셔널 리그 서부 지구는 각각 다섯 팀의 모든 흑인 수를 더해도 시애틀이 보유한 숫자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스타 플레이어 디 고든(32)은 공식 SNS를 통해 "이 나라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나와 팀 동료들에게는 불평등, 폭력, 죽음 그리고 시스템적인 인종 차별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이러한 문제들은 나의 공동체뿐 아니라 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오늘 밤 경기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를 보는 대신 사람들이 스포츠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고, 시애틀의 다른 흑인 선수들도 이에 공감하며 자신들의 뜻을 지지해준 팀에 감사 인사를 보냈다.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낸 브레이든 비숍

팀 동료 브레이든 비숍은 "어떤 스포츠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이 트라우마는 뿌리가 깊다. 난 백인으로서 디 고든, 셰드 롱 주니어, 타이후안 워커, 저스터스 셰필드, 저스틴 던, J.P. 크로포드, 칼 에드워드 주니어, 카일 루이스, 말렉스 스미스, 애런 플레쳐, 아트 워렌과 함께 할 것"이라고 흑인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비숍은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 때도 팀 동료들과 함께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셰드 롱 주니어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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