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출신' SF 러프, 플래툰 넘어 주전 확보·가을 야구 두 마리 토끼 노린다
입력 : 2020.09.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불안한 입지에서 시작했던 다린 러프(3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최근 맹타를 휘두르면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러프가 4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에 도전한 샌프란시스코는 브루스 보치 감독의 은퇴 후 본격적으로 팀 재건을 진행 중인 팀이었다. 팀 재건을 목표로 한만큼 샌프란시스코는 영입과 방출을 반복하며 모든 포지션에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했고, 그중 가장 접전이었던 곳이 수비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지명타자 포지션이었다.

개막 당시 샌프란시스코 로스터에는 해당 포지션을 두고 경쟁하는 선수는 러프를 비롯해 헌터 펜스(37), 파블로 산도발(34), 윌머 플로레스(29)까지 총 4명이 있었다. 그중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좋은 기억을 공유하고, 지난해 좋은 성적을 보였던 펜스와 산도발이 가장 앞서 있었다.

러프는 스프링캠프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많은 나이와 4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로 복귀한 탓에 입지가 위태했다. 그러나 시즌이 2/3가 넘게 진행된 현재, 러프는 아직 주요 플래툰 선수로 중용되고 있다. 오히려 개막전부터 지명타자 자리를 보장받았던 펜스, 지난 3년간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플래툰 선수로 활약했던 산도발이 러프보다 먼저 짐을 쌌다.

올해 29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12경기를 대타 및 대주자로 출전한 러프에게 남은 시즌 목표는 꾸준히 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러프가 주전 자리를 노릴 만한 포지션은 지명타자로 보인다. 1루에는 브랜든 벨트의 입지가 굳건하고, 러프의 외야 수비가 모든 이닝을 맡기기에는 아쉬울뿐더러 좌익수 포지션에는 알렉스 디커슨과 오스틴 슬래터가 선점하고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주로 플로레스가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41경기 중 18번을 지명타자로 나온 플로레스는 9홈런 23타점, 타율 0.296, 출루율 0.342 장타율 0.546 OPS 0.888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러프도 플로레스에 못지않다. 29경기 3홈런 13타점, 타율 0.295 출루율 0.377 장타율 0.541 OPS 0.918을 기록 중이고, 순장타율 역시 0.246으로 0.250의 플로레스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좌·우 스플릿도 표본은 적지만 좌완 상대 OPS 0.870, 우완 상대 1.038로 나쁘지 않아 선발 기회를 줘봄 직하다.

러프에 깊은 신뢰를 나타낸 케플러 감독

들쭉날쭉한 출전에도 타격감을 끌어올린 러프는 최근 7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해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고, 현지 매체 및 게이브 케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를 눈여겨봤다.

최근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들어선 샌프란시스코를 평가한 미국 매체 NBC스포츠는 "놀랍게도 샌프란시스코는 투수진이 아닌 타선이 팀을 이끌었다. 브랜든 벨트,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도노반 솔라노가 시즌 내내 안타를 쳤고, 러프는 샌프란시스코에 생산적인 타자였다"며 러프의 활약을 주목했다.

케플러 감독 역시 최근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나는 누구 못지않게 러프를 신뢰하고 있다. 러프는 준비가 돼 있는 선수고, 팀이 필요한 중요한 순간에 항상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9월 들어 샌프란시스코는 러프와 함께 상승세를 보여주며, 포스트시즌 진출권에도 안착했다. 지금의 성적을 유지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4년 만에, 러프는 1군 무대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데뷔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러프의 데뷔해인 2012년부터 마지막 해인 2016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KBO 리그에서조차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러프는 아직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 중인 러프가 플래툰의 벽을 넘어 주전 확보 및 생애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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