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지난 7년간 뛰어난 선발 투수들과 함께했던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1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토론토가 7-10으로 대패했다. 양키스의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는 7이닝 3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고, 토론토의 실질적인 선발이었던 체이스 앤더슨은 4회 한 회에만 5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2.2이닝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양키스에 기록적인 3연패를 당했지만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유력하다. 올해 한정으로 리그별로 각 지구 1, 2위와 1, 2위를 제외한 팀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두 팀이 와일드카드로 올라가 총 16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27승 23패)와 토론토(26승 23패)가 와일드카드 자리를 선점하고, 다음 순위인 시애틀 매리너스도 22승 28패로 크게 뒤져 산술적인 가능성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양키스 원정 3연전에서 19개의 홈런을 얻어맞고 43점을 내주면서 현지 언론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보다는 암울한 팀 상황에 절망하는 분위기다.

특히 토론토의 선발 투수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을 비롯한 여러 매체는 "토론토는 류현진 외에 무난하게 이닝을 소화해줄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또 다른 매체 제이스저널은 "맷 슈메이커의 복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아직 복귀가 불투명한 슈메이커도 마땅한 대안은 아니다. 18일 경기까지 끝난 현재, 규정 이닝을 채우고 평균자책점 3.00 이하를 기록 중인 토론토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류현진 외에 2선발 타이후안 워커가 평균자책점 1.56으로 좋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그제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우익수 데릭 피셔가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했고, 이후 워커의 실점은 모두 비자책점이 됐다. 투수의 힘을 빠지게 할 정도로 피셔의 실책이 크긴 했지만 워커도 이후 5안타(2홈런)를 맞으며 7실점 했고 6-20 대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워커의 7실점 중 6점이 비자책점이 됐음에도 토론토 주요 선발 투수 8명 중 류현진을 제외한 7명의 평균자책점은 5.67에 달한다. 특히 이들 8명 중 6명이 올해 포스트시즌을 노리고 전략적으로 영입한 선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뼈아프다. 이들의 영입 당시 마크 샤피로 사장과 로스 앳킨스 단장은 이닝을 소화해줄 무난한 3선발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그마저도 버거운 모습이다.

여기에 토론토의 야수들마저 꾸준한 실책으로 투수들을 돕지 못하면서 올해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최근 여러 현지 매체에서는 "류현진이 LA 다저스 소속일 때는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에게 가려졌지만 토론토에서는 확실한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는 등 류현진의 달라진 존재감을 주목하고 있지만 결코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주요 선발 성적 (*선수는 토론토 이적 후 성적)

류현진 - 10경기 4승 1패, ERA 3.00, 54이닝 20실점(18자책점)
*타이후안 워커 - 4경기 1승 1패, ERA 1.56, 17.1이닝 9실점(3자책점)

태너 로악 - 9경기 2승 2패, ERA 6.41, 39.1이닝 29실점(28자책점)
체이스 앤더슨 - 8경기 0승 2패, ERA 7.45, 29이닝 26실점(24자책점)
맷 슈메이커 - 5경기 0승 1패, ERA 4.91, 25.2이닝 15실점(14자책점)

네이트 피어슨 - 4경기 승패없음, ERA 6.61, 16.1이닝 15실점(12자책점)
*로비 레이 - 3경기 1승 0패, ERA 4.38, 12.1이닝 7실점(6자책점)
*로스 스트리플링 - 2경기 0승 2패, ERA 7.04, 7.2이닝 6실점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