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우승 에이스→WBC 美대표→사이영 컨텐더' 켈리의 역수출 신화는 계속된다
입력 : 2023.06.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KBO리그 출신 역수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 상(Cy Young Award)'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켈리는 지난 20일(한국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9승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도 2점대(2.90)으로 끌어내린 켈리는 22일 현재 내셔널 리그(NL)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5위, 피안타율(0.194) 2위, WHIP(1.07) 3위, 퀄리티 스타트(10회) 공동 3위 등 각종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켈리는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사이영 상 예측(CYP, Cy Young Predictor) 포인트 89.0점을 기록, NL 전체 1위에 올라있다.신시내티 레즈 마무리 알렉시스 디아즈(86.8점, 2위), 팀 동료 잭 갤런(85.1점, 3위), 다승과 평균자책점 NL 1위인 시카고 컵스 에이스 마커스 스트로먼(83.7점, 4위),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77.2점, 6위)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켈리가 사이영 상 예측 순위에서 가장 앞서 있다.

CYP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창시자인 빌 제임스와 야구 칼럼니스트 롭 나이어가 고안한 사이영 상 예측 시스템으로 이닝, 자책점, 탈삼진, 완봉, 승, 패, 세이브, 팀 순위 등을 변수로 넣어 산출한다. 켈리가 1위에 올랐다는 것은 다양한 변수에서 최정상급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물론 CYP 순위가 사이영 상 최종 수상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유력한 사이영 상 후보로 떠올랐다는 점은 분명하다.

켈리는 KBO 리그 출신의 대표적인 역수출 성공 사례로 꼽힌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도전한 켈리는 2015년 30경기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KBO 리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2016년 31경기 200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8패 평균자책점 3.68의 준수한 성적을 낸 켈리는 3년 차였던 2017년 30경기 16승 7패 평균자책점 3.60, 탈삼진 1위(189개)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2018년에는 28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9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19로 SK의 우승에 공헌했다.

2018시즌이 끝난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2년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간 켈리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9년 32경기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 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승승장구하던 켈리는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구단이 옵션을 실행해 2년의 기회가 더 주어졌다. 2021년 27경기 7승 11패 평균자책점 4.44로 살짝 주춤했던 켈리는 지난해 33경기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로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다.

WBC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메릴 켈리

2022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켈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에도 발탁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5년 차를 맞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사이영 상 컨텐더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무대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켈리는 아직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20대 후반의 애매한 유망주였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풍부한 선발 투수 경험을 쌓은 켈리는 빅리그 직행에 성공했고 두 자릿수 승리를 2시즌이나 달성했으며, WBC 미국 대표팀 경험까지 쌓고 이제는 생애 첫 사이영 상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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