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이정후(25)가 예상을 뛰어넘는 대박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한다.
MLB.com은 13일(이하 한국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오타니 쇼헤이(29)가 공식적으로 LA 다저스 선수가 된지 하루 만에 샌프란시스코가 KBO 스타 이정후와 6년 계약에 합의하며 오프시즌 첫 번째 빅딜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86억 원)에 달하며 4년 뒤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정후는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향할 때 기록한 6년 3,600만 달러(약 473억 원)를 넘어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맺은 최고 계약 금액 기록을 세웠다. 또, 이정후는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약 1,183억 원)의 계약을 맺은 일본인 빅리거 요시다 마사타카를 넘어 역대 아시아 출신 야수 최고 금액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지에 여러 차례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정후를 관찰했다. 시즌 중에도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고척돔을 찾아 이정후의 부상 복귀전을 직접 관전하며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냈고, 오프시즌에는 파르한 자이디 야구 부문 사장이 "유격수와 중견수 보강을 우선순위로 삼았다"고 밝히는 등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은 공공연하게 퍼져있었다.
MLB.com을 포함한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FA 최대어' 오타니 영입 경쟁에서 다저스에게 밀린 뒤 이정후 영입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영입에 실패하고 올해 오타니 영입전까지 패한 샌프란시스코는 더이상 망설일 것이 없었고, 적극적인 베팅으로 이정후를 품에 안았다.
2017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정후는 KBO리그 7시즌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69도루 OPS 0.898의 성적을 기록했다. 해외 진출을 선언한 올 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여전히 리그 정상급 성적을 냈다.
MLB.com은 "이정후는 한국의 전설적인 유격수인 아버지 이종범의 뒤를 이어 야구 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로 알려진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로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후의 커리어 하이 시즌은 2022년으로 142경기에서 23홈런 113타점 OPS 0.996를 기록하며 KBO MVP의 영예를 안았다"며 "그는 올해 7월 왼쪽 발목 골절 부상으로 2년 연속 MVP 수상 기회는 무산됐지만, 앞으로의 활약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정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으면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28),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오타니와의 맞대결도 성사됐다.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가 2024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OSEN, MLB 공식 SNS, MLB Stats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