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타격 기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틀 연속 좋은 타격감과 선구안을 뽐내며 순조로운 메이저리그(MLB) 적응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열린 2024 MLB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전날(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멀티 출루(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와 시범경기 첫 도루까지 기록했던 이정후는 이틀 연속 멀티 출루와 타점 생산에 성공했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타율 0.462(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 OPS 1.302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1회 초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콜로라도 선발 투수 다코타 허드슨의 2구째 싱커를 공략해봤지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가 2-0으로 앞선 2회 초 2사 2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허드슨을 상대로 5구를 지켜보며 볼넷으로 첫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추가 진루는 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2-1로 샌프란시스코가 앞선 4회 초 무사 1, 3루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콜로라도 오른손 투수 라이언 펠트너를 상대한 이정후는 초구 몸쪽 패스트볼에 파울 타구를 만든 뒤 2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해 볼카운트 0-2의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침착했다. 3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에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352피트(약 107.3m)를 날아가 왼쪽 담장 바로 앞까지 날아갔다. 콜로라도 좌익수 샘 힐리아드가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하는 사이 3루 주자는 홈을 밟았고, 1루 주자 브렛 위슬리가 2루에서 멈추면서 이정후는 1루까지만 진루했다.
적시타를 기록한 직후 이정후는 대주자 체이스 핀더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5~6회 정도에 교체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이정후는 조금 더 일찍 교체됐다. 이유는 종아리 부상 때문이었다. 이정후는 안타를 친 타석에서 초구 파울 타구에 종아리를 맞았고, 밥 멜빈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평소보다 이른 타이밍에 대주자를 투입했다.
한편, 경기는 난타전 끝에 샌프란시스코가 10-12로 콜로라도에 역전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시범경기 6패(2승)째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고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이정후는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8억 원)의 특급 대우를 받으며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했다. 아직 정규리그 데뷔를 치르지 않은 '신인' 이정후지만 시범경기에서는 몸값에 걸맞은 활약으로 현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타율이 0.340(3,476타수 1,181안타)에 달하지만 시범경기 통산 타율은 0.280(150타수 42안타)로 그리 특별하지는 않았다. 시범경기 6시즌(2020년 미개최) 가운데 2번은 2할 미만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때는 2017년 데뷔 시즌으로 당시 고졸 신인이었던 이정후는 12경기 타율 0.455(33타수 15안타)의 맹활약을 펼친 뒤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 정규시즌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을 기록하고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MLB 데뷔를 앞둔 '신인' 이정후가 7년 전 KBO리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범경기 뜨거운 타격감을 정규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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