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앞세워 1년 차에 필승조→마무리 승격...'오승환 판박이' 김택연, 역대급 마무리 탄생하나
입력 : 2024.06.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역대급 마무리 투수의 첫걸음이 될까. 두산 베어스 '특급 루키' 김택연(19)이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은 첫 경기에서 깔끔한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켰다.

김택연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서 9회 초 2아웃 상황에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하고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의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홍건희에서 김택연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8회 말까지 두산이 9-3으로 크게 리드해 '마무리' 김택연의 첫 등판은 미뤄질 듯했다. 그러나 9회 초 이교훈(⅓이닝 1피안타 2볼넷 3실점)과 김명신(⅓이닝 1피안타)이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해 스코어는 9-6이 됐다.

결국 9회 초 2사 1루에서 '뉴 클로저' 김택연이 마운드에 올렸다. 김택연은 한화 김태연을 상대로 초구 130km/h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149km/h 패스트볼로 파울을 유도해 단숨에 0-2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이어 3구째 149km/h 패스트볼을 하나 보여준 뒤 볼카운트 1-2에서 허를 찌르는 131km/h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뺏어 헛스윙 삼진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인천고 출신의 김택연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해 제6회 대선 고교 최동원상, ‘2023년 야구·소프트볼인의 밤’에서 고등부 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고교 최고의 우완 투수로 주목받았다.

김택연은 지난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스페셜 게임에 ‘팀 코리아(한국 야구 대표팀)’ 멤버로 출전해 12구 중 11구를 패스트볼로 던져 1이닝 2탈삼진 완벽투를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도 경기를 마친 뒤 “(삼진을 당한) 제임스 아웃맨과 이야기 했는데 시속 91마일(약 146km)의 패스트볼이 시속 95~96마일(약 152~154km)처럼 보였다고 하더라. 좋은 어깨를 가진 투수다”라며 김택연을 극찬하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 2세이브, 3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친 김택연은 데뷔 첫해부터 두산 베어스의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찼다. 이승엽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되는 순간 가장 먼저 김택연을 찾았다. 그때마다 김택연은 묵직한 돌직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압도하고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6월 들어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던 김택연은 결국 전반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마무리의 중책을 맡게 됐다.

김택연의 행보는 KBO리그 레전드 마무리 투수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데뷔 초와 많이 닮았다.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신인' 오승환은 알고도 치지 못하는 돌직구를 앞세워 단숨에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그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던 권오준이 허리 통증으로 주춤하자 당시 삼성을 지휘했던 선동열 감독은 루키인 오승환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오승환은 데뷔 시즌 61경기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의 특급 성적으로 신인왕에 등극했고, 이때부터 '끝판왕'의 역사가 시작됐다.



김택연 역시 오승환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묵직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투 피치로 타자를 압도하며 필승조로 신임을 받았고, 루키임에도 뛰어난 실력과 멘탈을 인정받아 시즌 중반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현재 두산이 치른 70경기 중 31경기에 등판한 김택연은 2승 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61, 31이닝 36탈삼진, 이닝당 출루허용(WHIP) 1.19, 피안타율 0.191 등 특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로 임명된 첫날 김택연은 공 4개로 세이브를 수확하며 힘찬 첫걸음을 뗐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데뷔한 해인 2005년에 태어난 김택연이 '닮은꼴' 레전드와 같은 길을 걷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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