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펑고 받던 내야수에서 특급 마무리로...'수호신' 주현상, 한화 4연승 이끌다
입력 : 2024.07.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한화 이글스 '수호신' 주현상(32)이 깔끔한 마무리로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주현상은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9회 등판해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7연패 뒤 4연승을 질주한 한화(42승 2무 53패 승률 0.442)는 롯데(41승 3무 53패 승률 0.436)를 9위로 밀어내고 8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한화 타선이 천적 윌리엄 쿠에바스(6이닝 6실점) 공략에 성공한 가운데 주현상은 팀이 6-4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황재균을 상대로 2구 연속 볼을 던진 주현상은 패스트볼 승부로 볼카운트 2-2 균형을 맞춘 뒤 6구째 몸쪽 높은 코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빼앗았다.

이어 다음 타자 장성우를 상대로는 볼카운트 2-2에서 7구째 슬라이더를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꽂아 루킹 삼진 처리했다. 주현상은 마지막 타자 윤준혁을 상대로 1-2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뒤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1이닝 퍼펙트 투구를 완성, 시즌 14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한화는 최근 연승을 달리는 동안 4경기서 평균자책점 1.47(18⅓이닝 3자책)을 기록한 철벽 불펜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마무리 주현상은 4경기 모두 마운드에 올라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1승 3세이브를 수확했다. 4⅓이닝 동안 탈삼진을 7개나 잡았고, 피안타와 볼넷은 1개씩밖에 내주지 않았다.



청주고-동아대 출신의 주현상은 2015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 64순위로 한화에 입단할 당시 포지션이 내야수였다. 당시 한화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은 강한 어깨와 좋은 수비 능력을 갖춘 주현상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많은 기회를 줬다. 경기 중 실책을 범한 날이면 김성근 감독은 따로 주현상을 데리고 펑고 특훈을 하며 관심을 쏟았다.

주현상은 데뷔 시즌부터 100경기 이상(103경기) 출전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아쉬운 타격 능력에 발목이 잡혔다. 2015년 타율 0.210)214타수 45안타) 12타점 OPS 0.531로 부진한 성적을 남겼고, 2016년은 15경기서 8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1군 통산 타율 0.212, 퓨처스리그에서도 통산 타율 0.245로 공격력에서 아쉬움을 남긴 주현상은 군 전역 후 결국 20대 후반의 다소 늦은 나이에 투수로 전향했다.





주현상은 투수로서 1군 데뷔 첫해인 2021년 2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22년 49경기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6.83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55경기 2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96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1억 1,000만 원) 반열에 올랐다.

2024시즌이 개막할 때 주현상의 보직은 처음부터 마무리가 아니었다. 시즌 초반 박상원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최원호 전 감독은 3월 '미스터 제로'의 활약을 펼친 주현상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겼다.



현재까지 결과는 대성공이다. 주현상은 올 시즌 44경기 6승 2패 1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13으로 한화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10세이브 이상 기록한 투수 9명 가운데 블론 세이브(3개)는 가장 적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유일하게 1이 넘지 않는다(0.81). 50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은 단 6개에 불과(9이닝당 1.07)하며, 탈삼진도 49개나 잡아냈다. 초보 마무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후반기 한때 7연패 늪에 빠지며 가을야구와 멀어지는 듯했던 한화는 최근 4연승으로 희망을 되살렸다. 5위 두산 베어스(52승 2무 50패 승률 0.510)와 격차는 6.5경기로 여전히 멀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는 만큼 아직 포기는 이르다. 한화가 반등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던 배경에는 불펜의 활약이 있었고, 그 중심에는 든든한 마무리 주현상이 있다.



사진=OSEN,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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