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되네? 1할 유틸리티가 3할 유격수로...난세에 '진짜 영웅' 탄생했다
입력 : 2024.08.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강정호, 김하성 이후 주춤했던 유격수 계보가 다시 이어졌다. 키움 히어로즈가 '슈퍼 유틸리티' 김태진(29)의 변신에 미소 짓고 있다.

김태진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7번-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6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장단 23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폭발력과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6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15-5로 크게 이겼다.



김태진은 이날 3회 초와 4회, 두 차례 안타로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0-0으로 팽팽한 3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등장한 김태진은 두산 선발 최준호의 3구째 135km/h 슬라이더를 휘둘러 좌중간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이주형의 내야안타 때 홈을 밟으며 결승점을 기록했다.

키움이 3-0으로 앞선 4회 무사 1, 2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태진은 이번엔 바뀐 투수 권휘의 초구 143km/h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후 김혜성의 적시타로 2이닝 연속 득점까지 성공했다. 김태진의 활약으로 공격에 물꼬를 튼 키움은 3회 3점, 4회 6점을 뽑아내며 경기 초반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2014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45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김태진은 그동안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좀 더 주목을 받는 선수였다. 통산 타율이 0.266으로 나쁜 편은 아니지만, 지난해까지 100이닝 이상 수비를 맡은 포지션이 5개(1루수, 2루수, 3루수, 중견수, 좌익수)나 될 정도로 다재다능해 그런 인상이 굳어졌다.

NC와 KIA 타이거즈를 거쳐 2022년 트레이드로 키움에 온 뒤에도 김태진의 주 임무는 '슈퍼 유틸리티'였다. 김태진은 2022년 1루수와 2루수를 가장 많이 소화하면서 때때로 좌익수-3루수-중견수도 커버했다. 2023년에는 3루수와 2루수를 오가면서 좌익수와 1루수도 한 차례씩 출전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좌익수-2루수-우익수 순으로 다양한 포지션을 도맡았다.



그러나 5월 30일 한 건의 트레이드가 김태진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키움이 부동의 주전 유격수 김휘집을 NC 지명권 2장과 트레이드하면서 유격수 포지션에 공백이 발생했다. 고졸 신인 이재상이 먼저 기회를 잡았으나 부담이 컸다. 고심하던 키움은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유격수를 맡은 적 없던 김태진에게 내야 사령관의 중책을 맡겼다.

차선책의 차선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김태진이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주전을 맡은 가운데, 이재상이 착실하게 경험을 쌓고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상적인 경쟁 구도가 갖춰졌다. 여기에 전반기 타율 0.188( 69타수 13안타)로 저조했던 방망이도 후반기 0.308(52타수 16안타)까지 끌어올리며 '난세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3할 유격수' 김태진이 급부상하면서 키움은 송성문-김태진-김혜성-최주환으로 안정적인 내야진을 구축해 최하위 탈출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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