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억 트리오 치명적 실수에 나란히 '고개 푹'...시즌 끝나가는데 길어지는 부진의 늪
입력 : 2024.08.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기가 막힌 우연이다. 올 시즌 나란히 부진에 빠진 고액 FA 세 선수가 결정적인 수비 실수에 모두 관여하며 고개를 떨궜다.

LG 트윈스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4-6 패했다. 8회 말 치명적인 수비 실수가 패배로 연결됐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였던 LG는 8회까지 4-4로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8회 초 홍창기의 동점 2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춘 LG는 8회 말 핵심 불펜 김진성을 내세워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김진성은 첫 타자 이주형을 삼진 처리했으나 김혜성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송성문을 고의4구로 보내며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5번타자 최주환이 들어섰다.

김진성과 최주환의 대결은 공 2개로 쉽게 끝나는 듯했다. 김진성의 2구째 141km/h 패스트볼을 최주환이 평범한 뜬공으로 연결하면서 두 번째 아웃카운트에 가까워졌다.

이때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수비 실수가 나왔다. LG 유격수 오지환(34), 좌익수 김현수(36), 중견수 박해민(34)이 사이에 떨어진 타구를 아무도 잡지 못하면서 최주환이 살아 나갔다. 2사 1, 2루가 순식간에 1사 만루로 바뀌면서 더 큰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2사 만루에서 이형종의 결승 2타점 좌전 안타가 터지면서 LG는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공식적으로 실책이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승패를 결정지은 장면은 8회 수비 실수였다. 6년 총액 124억 원의 오지환, 6년 총액 115억 원의 김현수, 4년 총액 60억 원의 박해민. '299억 트리오'로 불리는 세 선수는 모두 지난해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선수들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나란히 부상과 부진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우려를 낳고 있다.

올 시즌 오지환은 타율 0.252 6홈런 45타점, 김현수는 타율 0.295 7홈런 58타점, 박해민은 0.254 4홈런 49타점에 머물러 있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였던 오지환은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고, 주장 김현수와 외야의 중심 박해민은 전성기 시절에 비해 타격 성적이 내려와 있다. 그 와중에 장기로 꼽혔던 수비마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고개를 떨궜다.




루징시리즈를 기록한 LG는 8월 9승 11패에 그치며 월간 성적 8위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3위에 올라와 있으나 1위 KIA 타이거즈와 7.5경기 차로 벌어지면서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2위 삼성 라이온즈와 격차도 2경기까지 벌어진 상태다.

부진의 원인으로 특정 선수 한둘을 꼽는 건 가혹한 일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고액 FA 선수에게 더 무거운 책임감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점에서 올 시즌 고액 FA 세 선수의 부진은 LG 입장에서 여러모로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년 연속 우승을 위해서는 팀의 기둥인 세 선수가 살아나야만 한다.




사진=OSEN,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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