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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배웅기 기자= 손흥민(32·토트넘 핫스퍼)의 리더십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엔지 포스테코글루(59) 감독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논란이다.
손흥민을 조금이라도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하루가 멀다 하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70년대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끈 레전드 필 톰슨은 손흥민의 태업 가능성을 제기하는가 하면 토트넘 출신 선배 제이미 오하라는 주장 완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톰슨은 최근 팟캐스트 '노 티피 태피 풋볼'에 출연, 성적 부진으로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포스테코글루를 감쌌다. 톰슨은 "성적 부진은 포스테코글루 때문이 아닌 잦은 부상이 이유"라며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몇몇 선수가 있다. 포스테코글루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는 것 같다. 대표적인 선수는 손흥민이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손흥민은 에너지가 넘치고 승리가 익숙한 선수였다. 올 시즌의 경우 그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부진의 원흉"이라고 일갈했다.
오하라는 영국 매체 '그로스베너 스포츠'와 인터뷰를 갖고 "리더십과 부재는 감독과 주장에게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지만 더 이상 손흥민은 토트넘에 어울리는 주장이 아니"라며 "그는 어려운 순간에 팀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제 손흥민에게서 주장 완장을 빼앗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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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4/25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패하면 16위까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여느 때보다 승점 3이 절실하다.
포스테코글루는 경기를 이틀 앞둔 15일 기자회견에 참석, 손흥민의 비판 여론을 두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손흥민은 훈련하는 방식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정하는 게 큰 특징이다. 그는 구단 안팎으로 모범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많은 책임을 느꼈을 것이다. 리더십이라는 게 그렇다.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면 리더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 좋지 않은 시기에는 그만큼 짐을 지기 마련이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그 자리에 있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역할"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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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히도 팬들은 손흥민의 공로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14일 "전 토트넘 미드필더 오하라가 손흥민의 리더십에 혹독한 평가를 내린 가운데 팬들은 정반대되는 의견을 전했다. 손흥민은 통산 441경기 172골 92도움을 기록하며 전설적 존재로 자리 잡았다. 충성스러운 팬이라면 손흥민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팬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반응을 공유했다. 한 팬은 "팬들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경험해 봐야 안다. 그가 골을 넣지 못하는 것은 포스테코글루의 잘못된 전술 때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고, 또 다른 팬은 손흥민을 지지하는 나머지 행보를 지적하며 "손흥민은 다른 팀 이적을 모색하기에 너무 순진하다. 명예로운 주장이 되겠다는 헛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심각한 부상을 입을 때까지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할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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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