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KIA 타이거즈의 자랑이던 뒷문이 또 무너져 내렸다.

KIA는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4-2로 패했다.

경기는 7회까지 2-2 동점으로 팽팽하게 흘러갔다.

선취점을 뽑은 건 KIA였다. 3회말 선두타자 김규성이 상대 선발 최원태의 초구를 노려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최원준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위즈덤이 초구 가운데로 몰린 커브를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쏴 올렸다.

삼성은 바로 다음 이닝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박병호의 안타와 디아즈의 2루타가 연달아 터지며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KIA 선발 김도현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끌고 간 김영웅은 6구째 바깥쪽 높은 곳에 제구된 백도어성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중견수 방면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날 양 팀의 선발투수였던 최원태와 김도현은 각각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각 팀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최원태는 지난해 LG 트윈스 소속으로 KIA전에 한 차례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김도현 또한 지난해 삼성 상대 3경기 10⅔이닝 무실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승부는 불펜에서 갈렸다.

KIA는 7회 등판한 조상우가 삼자범퇴로 이닝을 잘 마무리했지만, 8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전상현이 기어코 실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2루 득점권 주자를 허용했다. 전상현은 다음 타자 구자욱의 타석에서 2볼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고 승부가 여의치 않아지자, KIA 벤치는 고의사구로 1루 베이스를 채웠다.

박병호와의 승부를 택한 전상현은 또 3B1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 존으로 던진 패스트볼이 박병호의 배트에 걸렸고, 타구는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다. 그 사이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팽팽했던 경기의 균형을 깼다. KIA는 뒤늦게 곽도규를 투입하며 진화에 나섰다. 곽도규는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영웅을 병살로 잡아내면서 간신히 이닝을 끝냈다.


삼성은 최원태에 이어 백정현-이재희-김재윤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KIA 타선은 삼성 불펜을 상대 3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하나만을 얻어 내며 꽁꽁 묶였고, 추격점을 올리지 못한 채 경기가 마무리됐다. KIA는 이날 패배로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와 함께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고전하고 있다. 곽도규-전상현-장현식(LG)-정해영으로 이어진 지난해 KIA의 필승조는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장현식이 FA로 이탈했지만, KIA는 그 빈자리를 한때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던 조상우로 메웠다. 필승조의 위력만큼은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 KIA였다.

그러나 이름값만큼 단단할 줄 알았던 뒷문이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27일, 28일, 29일 경기에서 정해영, 전상현, 조상우가 각자 나란히 역전을 허용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3연속 역전패에 빠진 KIA는 리그 최하위로 잠시 추락했다가 30일 경기를 잡아내며 다시 리그 7위로 올라섰으나, 또다시 불펜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순위표 가장 아래로 복귀하는 수모를 겪었다.

KIA 불펜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전(4패)과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7.88)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