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문제 있었다'' SF '262승' 투수, 첫 승이 이렇게 어려웠나...20년 커리어 처음 겪는 일까지 발생
입력 : 2025.05.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승 투수 저스틴 벌렌더(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10번째 등판에서도 첫 선발승을 따내지 못했다.

벌렌더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5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벌렌더의 시즌 10번째 선발 등판. 그는 앞선 9경기 등판 중 가장 최근이었던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을 포함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을 정도로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여왔다. 그중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경기는 단 한 번 뿐이었다.

그쯤 되면 어떻게든 1승을 챙길 법도 한데, 유독 이번 시즌 벌렌더에겐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빅리그 526번의 선발 등판에서 무려 262승을 따낸 현역 최다승 투수인데도 말이다.


벌렌더는 지난 7일 시즌 7번째 등판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만족 후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9회 불펜의 방화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벌렌더가 시즌 첫 7번의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2015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 이후 10년 만이었다.

그때 벌렌더는 "당연히 승리를 원하지만, 5이닝만 던지면 크게 기대하지 않으려고 한다. 오늘 제 몫을 완전히 해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구질이나 내용 면에선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다"라며 "계속 좋은 투구를 하고 팀이 이길 수 있게 해주는 게 내 역할이다. 승리는 한꺼번에 몰아칠 수도 있고, 선발투수로서 모든 게 내 통제 안에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며 첫 승 기록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이날 경기에선 달랐다. 벌렌더는 1회 초 제이콥 윌슨에게 2루타, 브렌트 루커와 시어 랭겔리어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고전했다.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긴 했으나, 첫 이닝부터 28구 적지 않은 투구수를 소모했다.

1회 말 엘리엇 라모스의 솔로포로 한 점을 지원받은 벌렌더는 이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상대 타자들을 잡아나갔다. 4회 초 선두타자 랭겔리어스와 닉 커츠를 연속 땅볼을 돌려세우며 무난히 이닝을 마무리하려는 듯 보였다.

그러나 2아웃 상황 루이스 유리아스에게 2루타를 내준 뒤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속타자 맥스 슈먼과 조니 페레다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더니 끝내 로렌스 버틀러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분위기를 넘겨줬다. 결국 벌렌더는 4회 마지막 타자 윌슨을 땅볼로 잡아낸 뒤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7회까지 득점 없이 한 점 차로 맞선 경기는 8회 말 샌프란시스코의 공격에서 뒤집혔다. 선두타자 대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바뀐 투수 타일러 퍼거슨 상대 3루타를 치고 나갔다. 바로 다음 타석 대타로 들어온 패트릭 베일리가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타석 크리스티안 코스의 희생번트, 라모스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샌프란시스코가 3-2 역전에 성공했다.

다만 타자주자 라모스가 1루에서 오버런을 하다 태그 아웃됐고, 윌머 플로레스의 볼넷 출루 이후 앞선 3타석에서 안타가 없던 이정후마저 뜬공으로 돌아서며 추가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그리고 9회 초 등판한 라이언 워커가 애슬레틱스 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짜릿한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에 따르면 벌렌더의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1.3마일(약 146.9km)에 머물렀다. 매체는 벌렌더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평소보다 약 3마일(약 4.8km) 정도 구속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그가 4이닝 이하 등판에서 5개의 볼넷을 내준 것도 20년 빅리그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에 벌렌더는 경기 후 "몸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고, 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부상의 위험이 크지는 않다고 판단해 계속 던질 수 있었지만, 구속과 메커니즘에는 분명 영향을 미쳤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 첫 투구가 시속 90마일(약 144.8km)이었을 때 모두가 걱정했다. 하지만 스태프와 계속 소통했고, 심각한 부상 위험은 없다는 데 동의했다. 그래도 팀에 승리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벌렌더의 부상이 다음 등판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건 아니었다.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벌렌더는 정확히 몸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밥 멜빈 감독도 관련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행히도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벌렌더는 다음 주 워싱턴 원정에서 등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정후는 지난 경기에 이어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올 시즌 이정후가 연속 경기 무안타로 침묵한 건 지난 8일에서 11일 3경기 연속 무안타 이후 두 번째다. 17일 애슬레틱스와 시리즈 1차전서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신고했던 이정후는 또다시 '미니 슬럼프'에 빠지며 시즌 타율이 0.276까지 하락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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