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한 번 말리면 끝도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E조 2차전 요르단과 맞대결을 펼친다.
클린스만호의 대회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 앞선 19일 일본 대표팀은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컵 D조 2차전 이라크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일본의 1-2 패배. 무려 40년 만에 당한 패배다.
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아시안컵 우승 1순위로 점쳐졌던 일본은 전반 5분 만에 아이멘 후세인에게 실점을 내줬다. 끝이 아니다. 전반전 추가시간 다시 후세인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기세를 완전히 넘겨줬다. 후반 추가시간 엔도 와타루의 골로 영패는 면했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이 경기 일본은 72%의 압도적인 점유율과 15대8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유효 슈팅에서는 오히려 2대3으로 밀렸다.
전반 22분 코너킥에서 나온 엔도의 슈팅은 높이 떠올랐고, 전반 26분 나온 위협적인 크로스도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32분엔 아사노가 부정확한 크로스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날렸다.
공을 아무리 오래 만져봤자 결정적인 찬스에서 마무리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대로 보여준 일본이다.
일본은 대회 전까지 승승장구했다. 지난 9일 치른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6-1 대승을 거두며 10연승 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2023년 6월 엘살바도르와 맞붙어 6-0으로 승리한 이후 페루에 4-1, 독일에 4-1, 튀르키예를 4-2로 잡아냈다.
이후 만난 캐나다에도 4-1 승리를 거뒀고 튀니지(2-0), 미얀마(5-0), 시리아(5-0), 태국(5-0)까지 모두 물리쳤다. 대회 전 요르단 평가전까지 일본은 10경기에서 45골을 넣으면서 6실점만 내줬다. 극강의 공수 밸런스를 보여줬지만, 대회가 시작되자 보기 좋게 허덕이고 있는 일본이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서 독일과 스페인 등 우승 후보로 점쳐지던 유럽 거함까지 보기 좋게 잡아냈다. 독일엔 2번이나 승리했다. 그러나 아시안컵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은 바레인과 경기로 대회 첫 발을 내디뎠다. 생각보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황인범, 이강인의 득점으로 3-1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최고 수준 선수들을 필두로 아시아 정복을 노린다. 토너먼트 진행 중 지나친 자신감, 자만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일본과 이라크의 경기로 배울 수 있었다. 또한 골 결정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토너먼트에서 방심은 허용되지 않는다. 바레인을 잡아낸 한국은 이제 요르단(FIFA 랭킹 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 조별리그 경기를 남겨뒀다. 객관적 전력에서 많이 뒤지는 팀들을 상대로 조별리그를 치르는 한국이지만, 아무리 약해 보이는 상대라도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다시 풀어내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한편 한국은 16강에서 일본과 만날 가능성도 커졌다. 일본이 이대로 조 2위를 차지하고,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한다면 양 팀은 16강에서 만나게 된다. 한국도 일본처럼 미끄러지지 않는다면 운명의 한일전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성사될 수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