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더 보여줄까' 이정후의 천재성…'타구속도, 총알홈런' 美언론 놀라움으로 야단법석
입력 : 2024.03.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5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2024.03.05 /sunday@osen.co.kr[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5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2회초 2사 1,2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플라이 때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2024.03.05 /sunday@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언제나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가 비교 대상이었다. 야구 천재의 유전자를 타고났다고 했지만 아버지가 KBO리그에서 남긴 족적 자체가 대단했기에 아버지와의 비교는 숙명이었다. 그리고 무대를 한 단계씩 올라설 때마다 이정후의 재능에 대한 평가, 그리고 우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러나 이정후는 아버지와의 비교라는 숙명을 받아들였다. 관심과 비교에 아랑 곳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또한 이정후는 상위 단계로 올라설 때마다 남들은 고전하던 관문을 단번에 넘어섰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무대에서는 고전할 것이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잠재웠다.

휘문중에서 휘문고로 진학했던 2014년, 이정후는 1학년부터 주전으로 경기를 뛰었다. 남다른 재능인 것은 분명했고 3할3푼대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휘문고의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었다. 

휘문고 시절부터 ‘야구 천재’의 기질을 발휘했던 이정후는 히어로즈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들이 프로에서 상당히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교와 프로의 레벨은 한 단계가 아닌 두세 단계 이상 차이가 나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 관문마저 별다른 성장통 없이 통과했다. 이정후는 2017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144경기 전 경기를 출장하면서 타율 3할2푼4리(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 12도루 OPS .812의 정상급 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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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신인 최초 144경기 전 경기 출장에 역대 신인 최다 안타, 최다 득점 등 각종 기록을 깨뜨리면서 천재의 DNA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신인왕은 당연히 이정후의 몫이었고 2007년 임태훈 이후 10년 만에 순수 고졸 신인 신인왕이 탄생했다. 이후 커리어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이정후는 이후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4푼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OPS .897의 성적을 남겼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기준, KBO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제는 아버지 이종범을 훌쩍 뛰어넘는 한국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1000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아버지 이종범의 최소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정후의 재능은 모두 인정했지만 언제나 상위 리그 검증론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정후는 매번 상위 리그에서 별다른 적응기 없이 ‘접수’했다. 상위 리그 도장 깨기를 매번 성공했다. 그만큼 이정후의 재능과 잠재력, 적응력은 최고 수준이다.

이제 이정후에게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다시 한 번 검증론에 직면했다. 한국 최고의 타자라고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적응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한국에서 최고라고 불렸던 김현수(LG)도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진출 당시 시범경기 초반 23타수 무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적응하지 못했고 정규시즌 초반까지 슬럼프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금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지만 김하성 역시도 2021년 데뷔 시즌에는 좀처럼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지 못했다.[OSEN=굿이어(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4회초 2사 1,2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4.03.04 /sunday@osen.co.kr[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1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3회초 2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솔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며 맷 윌리엄스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3.01 /sunday@osen.co.kr이정후에게도 똑같은 기준과 잣대가 적용됐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1509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을 때 ‘오버페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KBO리그 출신 타자에 대한 불신이었다. 지난 1월, ‘블리처리포트’는 ‘KBO리그 7시즌 동안 타율 3할4푼을 기록한 이정후는 연평균 1880만 달러에 6년 계약을 맺었고 엄청난 상품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그가 메이저리그 투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연봉이 점점 늘어나는 계약 구조는 샌프란시스코에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디애슬레틱’의 애널리스트 에노 새리스는 이정후와 계약한 직후, KBO리그의 트랙맨 데이터를 근거로 이정후의 연착륙에 의문을 제기했다. 타구속도와 발사각 등을 김하성의 KBO리그 시절과 비교했다.

매체는 ‘김하성의 평균 타구 속도는 90.1마일(약 145km), 발사각 13도, 95마일(약 152.8km) 이상 타구 비중은 50.4%, 최고 타구 속도는 108.9마일(175km)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평균 타구는 88.7마일(142.7km), 발사각 12.3도, 95마일 이상 타구 비중은 37.7%, 최고 타구 속도는 107마일(약 172km)였다’고 소개했다.[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1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3회초 2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솔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3.01 /sunday@osen.co.kr[OSEN=굿이어(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3회말 2사 1,2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투수 교체를 기다리며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03.04 /sunday@osen.co.kr

이어 ‘이정후의 트랙맨 타구 데이터는 한국에서도 평균 이하였고 심지어 또래들과 비교해도 비슷했다. KBO리그에서 이정후는 김하성의 최고 타구 속도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메이저리그 규정타석에 든 선수 가운데 김하성보다 파워가 떨어지는 선수는 5명 뿐이었다. 또한 타구속도 95마일 이상의 하드히트도 김하성보다 적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파워와 기술로 만들어 내는 타구속도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이러한 물음표를 다시 한 번 느낌표로 바꿔내고 있다. 아직 시범경기이고 적은 표본이지만 이정후는 최상위 레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문제 없이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면서 순조롭게 연착륙 중이다.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 OPS 1.302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 뿐만 아니라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타구 데이터에 주목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증거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6일(이하 한국시간), 시범경기 기간 측정된 여러 데이터들의 의미를 소개하면서 이정후가 때려낸 홈런의 타구 속도를 주목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고 이날 2루타와 홈런 등 맹타를 휘둘렀는데 이때 타구 속도가 상당했다. [OSEN=굿이어(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이동하고 있다. 2024.03.04 /sunday@osen.co.kr[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5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깅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파블로 산도발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03.05 /sunday@osen.co.kr

지난해 29경기(27선발) 144이닝 8승8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한 풀타임 선발인 라인 넬슨을 상대했다. 메이저리그 레벨의 투수를 상대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냈다. 1회 첫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몸쪽 낮은 코스의 81.6마일(131.3km)의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렸다. 이 타구의 타구 속도가 99.7마일(160.5km)에 달했다. 

그리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94.7마일(152.4km)의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타구속도 109.7마일(176.5km), 비거리 418피트(127.4m), 발사각 18도의 호쾌한 타구였다. 이 홈런을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 대입했을 때 29개 구장에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담장을 넘기지 못하는 구장은 이정후가 앞으로 홈구장으로 쓸 오라클 파크 뿐이었다. 

메이저리그의 데이터 분석가 제이크 민츠는 이날 이정후가 기록한 홈런의 타구 속도에 주목하면서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의 가장 매력적인 미스터리 상자에 싸인 선수 중 하나였다’라면서 ‘한국에서 웅장한 시즌을 보낸 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8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중견수 자리에서 잠재적인 골드글러브 후보다. 또 완벽하고 다재다능한, 고른 능력을 갖춘 타자로 알려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를 향한 그동안의 우려의 목소리를 언급했다. 매체는 ‘일각에서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 충분한 파워를 갖추고 타격을 할 수 있는지에 의심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월이나 3월의 어떤 결과도 이 질문에 확실하게 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109.7마일의 타구속도를 기록한 홈런은 그가 순수한 능력에서 최소한 메이저리그 평균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은 지난해 공을 강하게 치지 않고도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라며 이정후의 능력을 조명했다.

아울러 ‘이정후는 여전히 공을 강하게, 그리고 높이 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지만 109.7마일이라는 수치는 환상적인 시작으로 보여진다. 이정후는 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중견수 중 1명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할 당시 이정후를 바라보는 시선은 파워 히터보다는 컨택 히터였다. 하지만 이 타구를 비롯해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파워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도 이정후의 타구에 깜짝 놀라고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1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3회초 2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4.03.01 /sunday@osen.co.kr[OSEN=굿이어(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4회초 2사 1,2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4.03.04 /sunday@osen.co.kr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지난 4일,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스탯캐스트 지표를 기록한 투타 12명의 선수를 언급하면서 이정후가 때려낸 타구 속도에 주목했다. 내로라하는 운동 신경과 파워를 가진 선수들 사이에 한국의 이정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매체는 ‘올해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영입 선수인 이정후는 2022년 KBO리그로 만들게 한 타격 능력을 미리 우리들에게 보여줬다’라면서 ‘이정후의 스윙은 경기의 포문을 여는 2루타로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다음 타석에서 109.7마일, 18도, 418피트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홈런을 치면서 구장 밖으로 타구를 빠르게 넘길 수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이정후의 타구 속도는 현재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괴수’로 불리는 엘리 데 라 크루즈(신시내티 레즈), 스펜서 존스(뉴욕 양키스)와 같은 유망주들과 견줘도 떨어지지 않았다. [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4회말 2사 1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가고 있다. 2024.02.28 /sunday@osen.co.kr[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기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미소 짓고 있다. 2024.02.28 /sunday@osen.co.kr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인 ‘더 머큐리 뉴스’도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새로운 리드오프 이정후가 시범경기서 연속 안타를 치며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25세 중견수(이정후)는 자이언츠의 이번 겨울 상위 타선의 안정화를 위해 영입됐고 KBO리거 출신인 이정후는 현재까지 그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리드오프 자리에 무려 9명의 타자를 기용했다. 아직 표본은 작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6년 1억1300만 달러에 영입한 건 현재까지 고무적으로 보여진다’라며 이정후와 맺은 계약이 적절했고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정후에게 ‘상위 리그 검증론’은 통하지 않는 주장이 됐다. 마지막 관문인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정후는 별도의 검증 없이 재능을 뽐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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