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길준영 기자] KT 위즈 새로운 마무리투수 박영현(21)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의 동료 매니 마차도(32)와 한 번 붙어보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박영현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후 인터뷰에서 박영현은 “연습경기 등판을 하지 못해서 걱정이 조금 된다. 그렇지만 이제 시범경기에서 던져야 하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한 박영현은 입단 첫 해부터 KT 불펜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불펜투수로 부상했다. 지난해에는 68경기(75⅓이닝) 3승 3패 3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로 활약하며 홀드 타이틀을 따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도 승선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선발됐지만 KT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대회 출전은 불발됐다.
KT는 지난해 세이브 2위(32)에 오른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삼성과 4년 총액 58억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팀을 떠났다. 올 시즌에는 박영현이 새롭게 마무리투수를 맡을 예정이다. 그런데 시즌 출발부터 박영현의 준비과정이 조금 꼬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큰 부상 없이 캠프를 마쳐서 다행이다. 전체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비가 와서 연습경기를 많이 치르지 못했지만 시범경기 준비는 다 된 것 같다”라고 전반적으로는 2차 스프링캠프 내용에 만족하면서도 “(박)영현이는 시범경기 한두경기를 던지고 또 대표팀으로 가야한다. 몸이 아직 되지 않았는데 또 어떻게 될까봐 무서워 죽겠다. 갑자기 관중이 많은 경기에서 던지면 무리가 올 수도 있다. 오키나와에서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하고 왔다.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박영현의 몸상태를 걱정했다.
박영현은 “경기 등판 일정은 2경기가 잡혀있었는데 모두 비가 와서 취소됐다. 그런 운이 없기도 했고 나도 경기에서 던져봐야 내가 어떤 컨디션인지 알 수 있을텐데 그걸 하지 못해서 걱정도 된다.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작년보다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래도 너무 안좋은 부분만 생각하면 정말 안좋으니까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차라리 오버페이스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박영현은 “그정도로 아직 내 공이 어떤지 모르고 있는 상태다. 일단 경기에서 던져야 내 느낌을 알고 감각을 익히는데 아직까지 그런게 되지 않았다. 일단은 푹 쉬고 9일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서 “아직 구속도 측정해보지 않았다.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작년에는 너무 좋았다. 차라리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영현은 오는 17일과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상대할 기회를 잡은 박영현은 “사실 지금 공을 보면 기대가 되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그냥 가서 차라리 홈런을 맞자. 그렇게 해서라도 세게 던지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 경기에서 잘 던지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즌이 더 중요하다”라고 시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분명 만나고 싶은 타자는 있다. 박영현은 “내가 어떤 경기에서 던질지는 모르겠는데 마차도와 한 번 상대를 해보고 싶다. 옛날부터 많이 찾아본 타자고 멋있는 선수로 꼽히는 선수다. 한 번 마차도에게 홈런을 맞아보고 싶다”라며 마차도와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매니 마차도는 김하성과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활약하고 있는 거포 3루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1583경기 타율 2할7푼9리(6216타수 1737안타) 313홈런 944타점 914득점 88도루 OPS .829를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중이지만 타격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는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은 박영현은 “생각이 너무 많아지는 느낌이다. 책임감도 달라졌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마무리투수다. 잘 이겨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지만 그것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좋아지는 모습도 보여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라며 마무리투수로 자신있는 투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